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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지금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나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5 17:06

수정 2018.10.15 17:06

[fn논단] 지금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나

금리는 실물경제의 거울이고,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 나아가 시장금리는 정부의 정책금리를 보고 움직인다. 그래서 우리의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금리인상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알다시피 우리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2017년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하고 있다.
첫째, 만약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필요성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필자는 반박할 수 없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자금조달비용인 금리인상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자존심 문제 때문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우리 시장금리가 미국의 정책금리를 따라가고, 한은의 정책금리는 시장금리를 선도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우리 시장금리는 기준금리가 동결된 기간에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말인가. 한은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관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말인가.

그래도 여기까지는 일리가 있는 주장들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말도 안 되는 시각이 있는데 바로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석 달에 한번꼴로 인상됐다. 그래서 한국의 정책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상황이고, 그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미국보다 평균적인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한국의 금리는 미국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금리가 높은 쪽인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가 넘는다. 2018년 2·4분기 말 기준 단기외채 규모의 약 3.2배에 해당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오로지 금리격차라는 원인으로 외화가 한국에서 빠져나간다고 치자. 과연 4000억달러가 하루아침에 빠져나가겠는가. 아무리 빨라도 최소한 수개월은 걸릴 것이다. 즉 정말 긴박한 상황이 오면 한은이 그때 가서 금리를 인상하면 된다. 단언하지만 1990년대 말의 외환위기는 절대 없다. 내년에도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도 하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어쩌면 2019년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 경험해 보는 최악의 불황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
과연 지금 기준금리를 올리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내수부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과 한계가구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끝으로 장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에 대해 마치 금통위가 우유부단하다는 논조의 매도는 하지 말자. 기준금리 동결도 정책 행위이고,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진다.
그것을 뭐라고 하는 태도가 오히려 비판받아야 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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