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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산욱 한미재무학회 신임 회장 "한미 금리차 축소 등 강달러 대응 필요"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4 17:10

수정 2018.10.14 17:10

"트럼프 감세정책 약발 당분간 호황 이어갈 듯"
허산욱 한미재무학회 신임 회장 "한미 금리차 축소 등 강달러 대응 필요"


"내년에는 경기 상황에 따라 두세 차례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오고, 수입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금리차 확대로 인한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달러 강세로 인해 코스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허산욱 뉴욕주립대 교수(사진)는 금리차 축소 등 국내에서도 이에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경기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 확장에 따른 미국의 추가적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한미재무학회(KAFA) 연차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미국 경기가 호황이라는데, 현지 분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체로 미국의 경기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 및 기업투자에 기인하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되 경기 친화적으로 운용되고 있고, 아직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강달러 국면 해소를 위한 조건은.

▲연준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처분하고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달러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달러 강세는 대미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미국 수입품의 가격인상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발도상국 통화가치가 급락할 경우 미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외자이탈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국내 통화정책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민간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북·미 화해 무드와 대북제재 전망은.

▲미국 시카고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에게 북한은 안보에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80%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국제적 테러 위험 다음으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믿는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편지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획기적 시간표가 제시됐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와 유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도 독단적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한인 재무학자 동향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만 해도 북미 대학의 재무학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학생이 많지 않았다. 요즘은 다수의 학생이 입학하고, 외국 대학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도 늘었다. 자연스럽게 이분들이 우수한 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한국 재무학자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다만 중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미진하다. 재무학과가 있는 유수의 경영대학에 중국계 학자의 비율은 상당히 높고 유명한 학회지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 한국계 학자들의 노력과 분발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계 학자끼리 서로 후원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KAFA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고,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1년간 KAFA를 이끌어 갈 계획은.

▲대학이나 연구소에 재직 중인 한국인 학자들이 대부분 KAFA 정회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자 한다. KAFA의 재정을 확충하는 일도 중요하다. 박사과정 학생을 지원하고, 우수한 논문을 발표하는 학자에게 더 많은 상을 수여하기 위해서다.
KAFA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노력하시는 분들을 위한 공로상을 제정했으면 한다. 또 매년 5월 한국에서 5개 공동 학술 연구발표회가 열리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한국의 박사과정 학생 중 한 명을 추천받아 우수논문상을 수여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기관의 연구자를 초청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를 늘리고자 한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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