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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증시 미국발 쇼크]"코스피 저점 예측 무의미 … 연내 반등 美 금리에 달렸다"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1 17:27

수정 2018.10.11 17:27

전문가 증시 긴급진단, 유동성·투자심리 악화로 추가하락 가능성 배제 못해..2100 지지선 전망도 나와
[亞 증시 미국발 쇼크]"코스피 저점 예측 무의미 … 연내 반등 美 금리에 달렸다"


증시 전문가 대다수는 최근 급락하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2100에서 지지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초 하락장이 시작될 당시 전문가들은 2240선 안팎으로 저점 구간을 예상했으나 큰 폭으로 전망치를 내렸다.

지금과 같은 급락장에서는 저점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 코스피가 4% 넘게 하락한 '검은 목요일'이 증권가에도 패닉을 준 셈이다.

연내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지수 대비 가치)이 저점에 가까우나 현재의 지수 흐름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보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 진정 등이 반등요인으로 제시됐으나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는 어려운 요소다.

■저점 2100 vs. 무의미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2100 초반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종가(2129.67)에 비해서는 약 1.4%의 하락 폭이다. 이달 초 하락장에서 2240 선으로 전망했던 저점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증권사들의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폭락에 대해 금융위기 당시의 사례를 예로 드는 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당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이를 현재 지수로 감안하면 2050~2100 수준"이라며 "다만 현재는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언제든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5년간 PBR 저점 0.87배를 적용한 2150을 하반기 코스피 하단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이를 밑돌아도 2100 수준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코스피 저점 전망을 유보하거나 전망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수준에서 하단을 고려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다만 오늘 시장과 같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동성과 심리가 더 크게 주는 국면으로, 상황 악화 시 추가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외요인 해결 없으면 연내 반등 어려워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를 압박하고 있는 대외적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연내 반등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금리 안정화, 달러화 강세, 무역분쟁 완화 등 외국계 자금이 돌아올 수 있는 증시 환경이 우선적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기업실적 등 내부적 요인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중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증시 일드 갭(기대수익률-무위험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주식 매도가 일어나고 있다"며 "향후 변수로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 장기금리 상승 수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희정 센터장은 "밸류에이션 자체는 PBR 0.87배 수준으로 매력적"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협상 개시, 달러화 약세, 미국 국채금리 하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내 특별한 재료 없이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나타난다면 지수 반등 시도가 일어날 것"이라며 "다만 이는 단기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가격조정이 빠르게 일어날 경우 기간조정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용택 센터장도 "기술적인 반등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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