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정 선 中스파이… G2, 끝없는 갈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1 17:20 수정 : 2018.10.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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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탈취 엄중단속 나선 美, 中정부요원 벨기에서 체포
외국 투자자 심사 강화하며 中기술취득에도 제동 걸어

허브 스테이플턴 미 연방수사국(FBI) 특별수사관이 연방 변호사 벤저민 글래스먼을 옆에 두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파이 혐의로 벨기에서 구속된 중국인 기소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서울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서혜진 기자】 미국의 첨단산업 기밀을 훔치려다가 적발된 중국 정부요원이 미국 법정에 서게 됐다. 중국 스파이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미국 공개 재판에 서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런 사실을 미 법무부가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산업 스파이 행태를 더욱 강경하게 단속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가운데 무역 분야에서 시작돼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미·중 충돌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자회사인 GE에이비에이션 등 미국 기업들로부터 첨단기술을 훔치려 한 혐의로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첩보원인 쉬옌쥔을 전날 기소했다고 밝혔다.


■中스파이 이례적 공개

간첩 행위와 산업기밀 절도 음모 및 시도 등 4개 죄목으로 기소된 쉬옌쥔은 지난 4월 1일 벨기에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전날 미국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의 스파이가 미국으로 인도돼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담당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쉬옌쥔은 중국 국가안전부 장쑤성 지부 제6판공실 소속으로 해외정보와 방첩 임무를 담당하는 고위 관리다. 쉬옌쥔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올해 4월 체포 직전까지 여러 우주항공 기업들에서 자신의 정보원이 될 전문 인력들을 모집해 첨단기술 정보를 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장쑤성 과학기술증진협회 관계자로 위장해 '중국의 대학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달라'며 여행경비를 대고 해당 기업들의 전문가들을 중국으로 데려가 이들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쉬옌쥔은 한 GE에이비에이션 직원으로부터 이 회사의 엔진 날개 디자인 및 재료에 관한 자료를 얻었으며 벨기에에서 만나 추가 기밀 정보를 넘겨 받기로 했다가 미리 발부된 미 법원의 영장에 따라 지난 4월 1일 벨기에 당국에 붙잡혔다. GE에이비에이션은 미 국방부에 항공기와 헬리콥터 엔진을 조달해 타깃이 됐다고 NYT는 말했다.

중국은 수년간 첩보활동과 사이버 해킹으로 미국 기업과 학계, 군 정보를 탈취해 자국 경제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같은 혐의로 중국 스파이를 체포해 기소한 것은 "보기 드문 진전이며 중국의 무역 기밀 탈취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중 단속하겠다는 신호"라고 NYT는 해석했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차관보는 "이번 사건은 일회성 범죄가 아니라 미국을 희생시켜 중국을 발전시키려는 종합적인 경제정책의 일부"라면서 "우리는 자신이 심지 않은 것을 수확해가려는 나라를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美투자 까다롭게···中겨냥

이런 가운데 미국은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심사를 대폭 강화할 예정으로, 이를 두고 중국의 미국 기술 취득 제한 조치라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기존의 기업 인수와 지배지분 매입에 초점을 맞췄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 권한을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간주될 수 있는 기업의 소수 지분 취득까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의 새로운 외국인 투자 심사 규정은 예상보다 광범위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외국 투자자들은 반도체, 통신, 국방 등 미국의 27개 산업의 중요 기술이 포함되는 거래를 추진할 때 사전에 CFIUS에 보고해야 한다. CFIUS는 이들 기술이 외국인에 넘어갈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와 기술적 우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인들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제한하는 포괄적 조치를 원했으나 중국과의 무역 분쟁 해결을 추구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노력으로 CFIUS의 심사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CFIUS는 외국인이 미국 기업의 지배지분을 취득하는 경우에 주로 초점을 맞춰 심사했으며 외국인들이 CFIUS에 심사를 신청하는 것 또한 선택 사항이었다. 법률회사 와일리레인LLP의 노바 데일리 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강화된 외국인 투자 심사 규정과 관련 "외국 투자자들의 미국 기술 취득시 보고를 의무화했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CFIUS의 중요성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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