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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여행수지 적자' 우려 존재(종합2)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외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 경상수지는 글로벌 교역 회복세, 반도체 수출 호조 속에 사상 최장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늘며 여행수지 적자는 7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경상수지 흑자행진이 지속되면서 내주에 있을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자료 : 한국은행
자료 : 한국은행
■버팀목이 된 경상수지 흑자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8년 8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8월 경상수지는 8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87억6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전년동월(60억3000만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계속된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78개월로 늘렸다.

이달의 경우 상품과 서비스 본원수지, 이전소득수지 등 전반적으로 전년동월대비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상품수지는 112억4000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상품수출이 532억7000만달러로 1년 전과 견줘 11.7% 늘어났다. 한은은 세계 교역 증가세 지속과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반도체 호조세의 지속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입은 1년 전보다 9.2% 증가한 420억3000만달러였다.

8월 서비스수지도 적자가 축소됐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 23억3000만달러에 비해 적자 규모가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5월(20억9천만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건설 및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개선 등에 영향을 받았다.

건설수지를 보면 해외건설수입이 늘면서 10억달러 흑자를 기록 전년동월 6억8000만달러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이후 최대 흑자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올라가면서 중동 건설 관련 수주가 늘어나면서 대기업 공사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며 "지금의 (유가) 상승이 어느 정도 유지 될 지가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중동국 재정이 좋아지면서 (건설) 수주도 나오고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수지에서 여행수지가 15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지난해 8월(14억1000만달러 적자)보다 확대했다. 외국인 관광객 확대에도 적자가 늘어나는 모습인 것.

중국인·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늘며 여행수입이 14억달러로 올해 4월(14억3000만달러) 이후 최대였지만 여행지급이 29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탓이다. 여행지급액 규모는 올해 1월(32억4000만달러)에 이은 역대 2위다. 8월 출국자 수가 252만명으로 역대 2위로 많아지면서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환율조작국 가능성, 낮을 듯
경상수지 측면에서 흑자행진 지속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내주로 예정된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재무부는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달러를 초과하는지, 경상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넘어서는지, 연간 달러 순매수 수준이 GDP 대비 2% 위인지 등을 따진다. 이 3가지 요건 중 2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다. 모두 해당하면 환율조작국과 같은 의미인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 한국 무역수지는 206억3000만달러 적자(한국 기준 흑자)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3%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미국이 내세운 환율조작국 지정 3가지 요건 중 △대미 무역수지 200억달러 초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등 2가지를 충족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 개입 요건은 해당 사항이 없다"며 환율조작국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한편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이자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 2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또 이전소득수지는 7억3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 8월 72억8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5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2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71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56억8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여타 신흥국 대비 양호한 국가신용등급, 외환보유액 등으로 증가를 지속 중이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파생금융상품은 7억6000만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기타투자 자산은 7억5000만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26억3000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1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