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양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 영장 기각..화재 원인 논란 확산(종합)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0 18:12

수정 2018.10.10 18:12

무리한 수사 비난 여론 확산, 대한송유관공사 과실 추가 조사
/사진=연합 지면화상
/사진=연합 지면화상

[고양=장충식 기자] 경기 고양시 저유소 화재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때문에 국가시설의 대형화재 책임을 호기심으로 풍등을 날린 외국인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중실화 혐의 논란
10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A씨에 대해 중실화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긴급체포된 지 48시간 만에 유치장에서 풀려났으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A씨를 긴급체포해 다음날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한 차례 반려돼 이날 오후 2시께 재신청 했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4분께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폭발 화재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날린 풍등이 휘발유탱크 옆 잔디에 떨어지며 화재가 발생했고, 경찰은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환기구를 통해 들어가며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전날 인근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캠프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호기심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화재 원인이 '풍등'이라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A씨의 중실화 혐의 입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A씨가 날린 풍등과 저유소 대형화재 사이 인과관계에 대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청와대 게시판에는 '스리랑카 근로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구속하지 말라'는 요구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A씨는 이날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되는 과정에서 "저유소가 있는 걸 몰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으며, 한국어로 "고맙습니다"는 인사를 전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최정규 변호사는 석방 소식에 "너무 당연한 결과"라면서 "실수로 풍등을 날렸다가 불이 난 걸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를 구속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경기북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인력을 지원, 수사팀을 확대해 대한송유관공사 측의 과실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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