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북중러 외무대표, 러시아서 회담..비핵화 협상에 영향 줄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21:35

수정 2018.10.09 21:35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9일(현지시간) 북한-중국-러시아 3자 외무차관급 회담이 열렸다. 이례적 3자 회담을 통한 북중러 공조 강화는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 등이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회동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시작된 회담은 비공개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오후 1시 30분께 회담이 끝난 뒤 결과에 대한 별도의 설명 없이 영빈관을 떠났다.

북중러 3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러 3자 회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방북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한 뒤 이뤄졌다.

이번 3자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한 축을 이루는 한미일 진영에 대치하는 북중러 진영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시점에 맞춰 북미 협상 실무책임자인 최 부상을 중국과 러시아로 보낸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각각 '무역전쟁', '제재 전쟁'으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밀접한 공조를 통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최 부상은 특히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 및 중국과의 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등을 포함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방안을 담은 '로드맵' 구상을 함께 마련해 제시하면서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두둔한 바 있다. 올들어 한반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뒤에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시설 일부 폐기와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행보를 요구하는 북한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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