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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속도전]풍계리·동창리 ‘핵사찰’ 미국이 주도… 한국도 포함되나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23

수정 2018.10.09 21:17

사찰단 구성에 쏠린눈..IAEA·CTBTO 포함 가능성
비핵화 비용 부담할 한국..초기부터 참여 목소리 커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준비가 되는 대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에 사찰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혀 그 구성원이 누가 될지, 우리 측도 포함될지 관심이다.

이번 국제사찰단은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시험장 검증기술이 뛰어난 미국을 주축으로 관련 경험이 있는 단체와 전문가그룹이 참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우리 측은 북한 비핵화의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할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찰 초기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측은 핵 관련 기술을 보유한 원자력통제기술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엔진시험장 사찰이 성과를 낼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美 핵실험장 검증 기술 뛰어나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국제사찰단 방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세부사항 합의에 근접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빠른 시일 내 실무협의 등을 이끌어냈다.

이 중 국제사찰단이 방북하는 것은 북한이 다시 핵사찰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사찰은 관련 기술이 뛰어난 미국을 주축으로 국제기구와 개별국가 전문가그룹, 우리 측의 참여가 예상된다.

풍계리 사찰은 핵실험장 검증 경험이 있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와 핵폐기 관련 훈련프로그램을 가동한 노르웨이·영국·스웨덴 등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사찰도 미국이 주축이 되고 미사일 계통 전문가 그룹인 핵군축검증국제파트너십(IPNDV)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술력이 높은 미국 중심 국제기구, 개별국가 전문가로 국제검증단을 꾸려 핵실험장 및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불가역성 여부 등을 검증할 것"이라며 "이런 사찰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만큼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가능해 비핵화 협상이 탄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 비핵화의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하는 당사국이 될 우리 측이 초기부터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비용과 관련, "한국과 일본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은 돕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98년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 때도 총사업비의 70%를 한국이 냈고, 일본 22%, 미국이 8%를 분담한 바 있다.

■사찰 성과 내면 북·미 정상회담 속도

국제사찰단이 성과를 낼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도 빨라질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뿐 아니라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 협상은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최대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비핵화 빅딜이 조기에 성사될 경우 중간선거 이전에 워싱턴DC나 평양, 판문점 등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극적효과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및 정상회담 실무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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