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순의 시선]

안효준 CIO, 수익률만 보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6:25 수정 : 2018.10.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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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동안 빈자리였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사장이 선임됐다. 안 본부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30년간 국내외 증권·자산운용사에서 잔뼈가 굵은 주식운용전문가다.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장을 지내 내부사정도 잘 안다. 안팎에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 CIO는 2200만명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중요한 자리다. 하지만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잡음도 많았다. 전임 강면욱 본부장이 지난해 7월 석연찮은 이유로 물러나면서 공단은 올 초 공모 절차를 밟아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등 최종 후보 3명을 추렸다, 하지만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였던 곽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해 논란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사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7월부터 시작한 재공모에서 안 본부장과 문재인캠프에 몸담았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유력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재공모에서도 CIO 선임이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주 전 사장을 임명하려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안 본부장이 임명됐지만 인선 과정에서 보여준 청와대와 정부, 국민연금공단의 무책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안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새로운 기금운영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대내외 시장변화를 살펴 새로운 투자기회 발굴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사실 안 본부장의 어깨는 무겁다. 정부가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진 데다 올해 수익률은 1%대로 곤두박질쳐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졌다.

이제 안 본부장이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수익률이 1%포인트만 올라가도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몇 년은 늦춘다. 그러려면 세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선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비중은 65% 이상으로 비정상적으로 높다. 수익률이 낮은 주요인이다.

기금운용 조직도 추슬러야 한다. 지난 7월 3일 기준 기금운용본부 인원은 246명으로 정원보다 32명 부족하다. 전주 이전으로 운용역의 인기가 떨어진 탓이다. 올해 공개모집 경쟁률은 5대 1 수준이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도 확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공공임대주택 등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내걸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방향도 그쪽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이달 초에는 기금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는 개편계획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의 위상이 낮아졌다는 게 투자업계의 평가다. 기금운용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까닭이다. 안 본부장은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는 외부 입김에 단호히 대처하기를 바란다. 국민연금은 세금이 아니다. 2200만 가입자의 노후자금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자본시장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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