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양 저유소 화재원인 '풍등'… 스리랑카인 긴급체포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8 22:02

수정 2018.10.08 22:02

【 고양=장충식 기자】 경기 고양시의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는 주변 공사장에서 날린 풍등의 불씨가 저유소 환기구로 들어가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중실화 혐의로 저유소 인근 공사장에서 근무하며 화재 당시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고양경찰서는 지난 7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과 관련해 중실화 혐의로 스리랑카인 A씨(27)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화재 발생 직전에 불이 난 저유소에서 약 1㎞ 떨어진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날린 풍등은 불이 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시설 잔디밭에 떨어지며 불이 붙었고,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환기구를 통해 들어가며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풍등은 등 안에 고체연료로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리는 소형 열기구로, 특정한 행사 때 하늘 높이 날리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A씨는 화재 현장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알려졌으며,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의 행적을 확인한 경찰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A씨를 추적해 검거했다. CCTV에는 풍등이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져 불길이 이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으며, A씨는 경찰에서 풍등을 날린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가스·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현장을 찾아 기관별로 현장조사를 진행했지만 화재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화재 원인이 실화로 밝혀짐에 따라 안전관리 미흡이나 시설 미작동 등에 둘러싼 의심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일 오전 10시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L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탱크로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58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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