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양 저유소 화재, 휘발유값에는 영향 없을듯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8 17:05

수정 2018.10.08 21:56

휘발유 상당량 이미 빼냈고 소실량, 일일출하량의 3.7%..재발방지 대책 목소리 커져
경기도 고양시 저유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국내 석유제품 수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저유 휘발유의 상당량을 이미 빼낸데다 소실된 양이 전체 출하량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대한송유관공사가 앞선 안전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송유관공사에 대한 안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실된 휘발유 260만L…"수급 영향 없다"

8일 대한송유관공사는 고양 송유관공사 휘발유 탱크 화재 합동 브리핑을 통해 불이 난 경인지사에는 유류 저장탱크 14개를 포함해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의 저장탱크가 있다고 밝혔다. 불이 난 곳은 옥외 휘발유 저장탱크로 저장용량은 490만L지만 잔여량은 440만L(탱크로리 250대 분)였다. 다만 화재 당시 180만L를 드레인을 통해 빼냈다.
이에 따라 소실된 휘발유는 260만L다. 이는 전국 일일출하량의 3.72%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석유제품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공급하고 있는 지역은 고양, 파주, 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으로 일일 출하량은 52만2000L(탱크로리 21대 분)로 출하량이 많지 않은데다 인근 인천과 성남소재 판교에도 대체 저유소가 있어 출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화재가 발생한 휘발유 탱크에는 소비자 가격 76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휘발유 446만L가 있었지만 화재시 180만L를 다른 저장탱크로 옮겼다"며 "총 피해금액은 5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험가입도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유관공사, 3년전 안전평가서 '꼴찌'

다만 대한송유관공사가 2015년에도 재난대응능력 최하위 등급(미흡)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송유관공사는 석유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전국에 걸쳐 송유관을 건설해 운영하는 회사다. 해안가 정유공장에서 비축기지를 연결하는 1200㎞에 달하는 송유관, 송유관에 석유를 수송하는 시설인 12곳의 펌핑장도 운영하고 있다. 고양·판교·대전·천안 등 4곳의 저유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0년 설립됐으며 2001년 민영화됐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GS칼텍스가 28.62%를 보유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9.76%), 에쓰오일(8.87%), 현대중공업(6.39%), 대한항공(3.1%), 한화토탈(2.26%)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해마다 30%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기업이 안전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한송유관공사는 매출 1580억원, 영업이익 46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 2015년 국가종합훈련인 '안전한국훈련' 평가에선 최하위 등급인 '미흡' 판정을 받았다.


한편, 이날 송유관공사는 사과문을 통해 "현재 사고수습과 함께 원인파악을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조사는 소방서 및 관련 당국과 함께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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