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朴 판결에 몸 낮췄던 한국당, MB 판결엔 '우회 경고'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6 13:51

수정 2018.10.06 13:51

7월 박근혜 1심선고에 "책임통감"
이명박 1심선고엔 "적폐몰이..역사는 되풀이돼"
반성모드 탈피 시도 하나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이후 전직 대통령 판결에 대해 날을 세우지 않던 자유한국당이 이번엔 우회 경고로 날을 세웠다.

지난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활비 및 공천개입 1심 판결에는 "책임을 통감한다"던 한국당은 이번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해선 '적폐몰이'를 언급, "역사는 되풀이된다"며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병준 체제 초기엔 홍준표 체제와 달리 자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중형을 선고받은 것에 몸을 낮췄지만 슬슬 비판 수위를 높이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탄핵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닌만큼 무리한 적폐청산 프레임 강조로 '반성모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6일 전날 이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한 한국당의 논평과 지난 7월20일 박 전 대통령 공천개입 1심 판결을 비교하면 내용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전날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선과 악의 판단을 독점하면서 전직 대통령들을 적폐로 몰아가고 있다"며 "결국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6일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당시 대변인이던 전희경 의원이 "오늘 이 순간을 가장 간담 서늘하게 봐야 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것과 이번 논평이 다소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홍준표 체제에서의 강성 표현이 이번 이 전 대통령 1심 선고 입장에 다소 녹아들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해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전직 대통령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재판을 받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큰 아픔"이라고 평하는데 그쳤다.

다만 윤 수석대변인은 7월 당시나 이번 판결에 대해 '책임'을 강조하면서 수위는 조절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윤 수석대변인은 지난 7월에도 "한국당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윤 수석대변인이 밝힌 "책임 통감"은 홍준표 체제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는 윤 수석대변인은 "남은 재판과정에서 억울한 점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고 정의로운 재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부터), 김용태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윤영석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부터), 김용태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윤영석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