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노벨평화상 '깜짝 수상' 없었다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5 18:44

수정 2018.10.05 18:4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도운 의사 데니스 무퀘게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폭력 만행을 고발한 여성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이끌어오며 유력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점쳐졌다. 미국 타임지 등 유력 외신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문 대통령을 꼽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 수상을 전망하기도 했지만 결국 예상은 빗나갔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벨평화상은 1월 31일이 추천 만료였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건 그 이후"라며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이에 대해서 염두해 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은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 역시 당장 노벨평화상 수상을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축전을 보내 노벨평화상을 받으라고 덕담을 하자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또 공식 석상에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반도 문제 진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덕분"이라며 되레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띄우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지금같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상을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남·북·미 3국 정상 가운데 문 대통령만 단독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내심 안게 될 실망감, 나아가 재가동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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