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출 규제 이전에 서둘러 주담대를 받으려는 대출자들이 '막차타기'에 나선 것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주담대 신청일과 본격적인 시행일 사이에 시차가 존재해 새 대출규제의 효과는 10월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4조9071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627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3171억원 각각 늘었다. 8월 증가분(2조8770억원)에는 못미치지만 지난 1∼8월 전월대비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분 평균인 1조810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담대 중에선 중도금·이주비 등 개인집단대출의 증가세가 특히 컸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집단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1조5327억원 늘어난 124조8723억원이었으며 이는 지난해 7월 1조553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소폭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3조6752억원으로 168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8월에는 신용대출 증가액 수치가 9097억원에 달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한 가계대출 잔액은 총 555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5526억원 늘어난 216조618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8월 증가분은 2조897억원에 달했다. 8월부터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사용' 점검에 나선데다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절반 가량(80~90%에서 40%로) 줄어든 효과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10월 잔액부터 대출규제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부터 주담대가 정상화 된 만큼 이날 대출을 신청한 고객의 경우 빨라야 10월초에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많이 떨어져 사실상 갭투자가 어려워진데다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 절벽이 생겨 대출 수요도 급감했다"고 전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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