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폼페이오 내달 방북… 비핵화-종전선언 '빅딜' 기대감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7 17:34

수정 2018.09.27 17:34

폼페이오, 리용호 만나 비핵화-상응조치 협의
김정은 친서 받은 트럼프 비핵화 협상 자신감 드러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고 밝히며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방북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네 번째로 북한을 찾는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실무적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고 밝히며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방북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네 번째로 북한을 찾는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실무적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내달 4차 방북하게 되면서 비핵화 초기조치와 종전선언 빅딜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 북·미 고위급회담이 잇달아 개최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2차 핵담판의 기반을 조성,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고, 북핵 협상이 5개월이나 3년이 걸려도 문제없다"며 북핵 주도권에서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을 보였다.

또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특별한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 역사적인 편지였고,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고 극찬해 북측의 친서외교가 이번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폼페이오·리용호 만나 북·미 협상 진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비핵화 초기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협의에서 진전을 보였음을 드러냈다.

미국 국무부 헤드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오늘 뉴욕에서 리 외무상을 만나 내달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도 같은 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10월 내 개최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10월에 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후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3차 방북에서 '빈손 방북'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달 말 4차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방북 발표 하루 만에 전격 취소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 비핵화의 충분한 진전을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재개된 만큼 미국이 기대하는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그동안 북핵 신고 리스트와 사찰 등을 요구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에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예술단 교류를 비롯해 영변 핵기지 폐기 미국측 참관을 위한 평양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제안한 바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등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내용을 맞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비핵화 주도 자신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그는 이날 "북한 비핵화 문제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북핵 협상이 짧게는 5개월 길게는 3년이 걸리더라도 문제없다"며 비핵화 시계의 속도조절과 북핵 주도권에서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언제까지 비핵화를 하겠다는 비핵화 시간표를 내놓을 것을 촉구하면서 북핵문제를 압박했다. 자신의 지지율을 확인하고, 재선을 위한 발판이 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또 미국 내 전문가그룹과 의회가 북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확실한 비핵화 증거를 받아내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다급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빨리 뭔가 보여줘야 하는 강박감을 낳게 한 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진전이 될 결과물을 내놓으며 북핵문제는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연으로 공을 세울 기회가 열린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인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영구폐기하기로 했고, 미국의 상응조치 시 영변 핵시설 폐기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움직임이 완벽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연대보증'을 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 모든 시간이 내게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신뢰를 보낸 뒤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전쟁이 났을 것이고, 전쟁이 났으면 수백만명이 죽고 세계대전으로 갔을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려감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아졌고, 비록 미국이 원래 원했던 방식으로 북핵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에 내세울 만한 진전은 분명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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