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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안 당해" 美, 무역 강경책 밀어붙인다… 北과는 대화 지속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6 16:32

수정 2018.09.26 16:32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 '자국 우선주의' 거듭 확인
中 덤핑·환율조작 비판하고 증산 거부 OPEC도 재압박.. 北에는 제재유지 의사 밝혀
中, 강온 양면전략 구사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 73회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25일(현지시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 73회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25일(현지시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워싱턴 베이징=장도선 조창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수입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강경한 무역정책 기조를 계속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비핵화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북한과의 대화 지속 계획을 밝혔다.

24일 중국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물린 지 이틀 뒤에 이뤄진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더 이상 그같은 악용을 참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노동자들이 희생당하고, 우리 기업이 속임을 당하고, 우리의 부가 빼앗겨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무역협정 재협상은 과거 미국에게서 '부당한 이익'을 얻은 나라들과의 '고장나고 나쁜 무역협정'을 바꾸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이 덤핑, 환율조작, 지적재산권 탈취 등으로 미국을 악용해왔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막대한 무역적자를 줄일 필요가 있으며 시장을 왜곡하려는 중국의 어떤 시도도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中겨냥 고강도 비판

그는 미국은 수십년간 세계 모든 나라의 물건이 거의 조건 없이 미국에 수입되도록 허용했으나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 결과 미국의 무역적자는 연간 8000억달러 가까이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부당하게 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우리 근로자들이 희생당하고 우리 기업들이 사기 당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유엔총회 연설은 무역전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가 관세 정책을 목표 달성의 유일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취임 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 퀸스 크로스비는 CNBC에 "트럼프의 연설은 분명 미국 우선주의 연설이었으며 올해 중간선거에서도 그 메시지가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트럼프의 연설은 협상이 없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미국이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전쟁의 망령, 평화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평화를 위한 대담하고 새로운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개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용기와 취한 조치들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해서도 산유량 증산을 거부한 것과 관련, 세계 다른 나라들에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이란을 고립시킬 것을 촉구하며 미국의 경제적 압력 행사가 이슬람 국가(IS)의 공세를 저지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도 미국의 강경한 무역정책 기조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날 뉴욕의 한 컨퍼런스에서 미국과 멕시코는 캐나다를 제외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을 밀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달 NAFTA 개정에 합의했지만 캐나다는 낙농시장 개방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연설초반 그의 자화자찬 발언으로 총회장에 웃음이 터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보다 지금 행정부가 많은 성취를 이뤄냈다는 등의 발언이 나오자 외교관 청중들은 키득키득 웃었고 이에 연설을 멈춘 트럼프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지만 괜찮다"며 해프닝을 정리했다.

■中, 장기항전속 협상고심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거센 대중압박 행보에 장기전을 각오하는 모양새다. 이미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에 맞서 6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맞보복 카드로 맞섰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대규모 무역보복 카드를 공언해온 가운데 중국이 내놓을 관세보복 카드는 이미 소진됐다.
이에 중국은 장기전과 동시에 단기적으로 협상의 틈새를 찾는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같은 중국의 스탠스는 미국이 대규모 추가관세를 부과한 뒤 언급되는 중국 입장에서 드러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 당일 발표한 '백서'에서 미국이 관세부과 등의 극단적인 압력을 가해 '경제적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과 담판의 문은 줄곧 열려 있지만, 관세라는 몽둥이로 위협하는 속에서는 담판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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