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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10년차' 엄재웅, KPGA 셀러브리티 프로암서 감격의 생애 첫승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3 17:21

수정 2018.09.23 17:26

박찬호-김영웅 조 팀 대항전 우승 
23일 태안 솔라고CC 라고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투어 데뷔 10년만에 생애 첫승을 거둔 엄재웅이 우승 트로피를 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23일 태안 솔라고CC 라고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투어 데뷔 10년만에 생애 첫승을 거둔 엄재웅이 우승 트로피를 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언더독' 엄재웅(28)이 생애 최고의 추석 선물을 받았다.

엄재웅은 23일 태안 솔라고CC 라고코스(파71·723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엄재웅은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투어 데뷔 10년만에 맛보는 감격의 생애 첫 승이다.
엄재웅의 우승으로 올 시즌 치러진 14개 대회서 7번째 생애 첫 승자가 배출됐다.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엄재웅은 1번홀(파5)과 2번홀(파4) 연속 버디로 역전 우승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8번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불운은 거기까지였다.

우승의 결정적 원동력은 13번홀(파4)부터 15번홀(파4)까지 3개홀에서 잡은 연속 버디였다. 13번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로 올라선 엄재웅은 14번홀에서는 약 10m 가량의 먼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 넣으면서 단독 선두가 됐다. 기세가 오른 엄재웅은 15번홀에서 3.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데 이어 17번홀(파5)에서 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엄재웅은 지난 2009년에 KPGA코리안투어와 중국투어에 동시에 데뷔한 투어 10년차다. 데뷔 첫 해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코리안투어에 나섰다. 하지만 매번 시드권 유지자 신분이 아닌 시드전을 거쳐 어렵사리 출전권을 이어가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뭔가 변화를 필요로 했던 엄재웅이 2012년 시즌을 마치자마자 군에 입대한 것.

2015년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금 시드전을 통해 2016년 코리안투어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목디스크 증세로 시즌을 이어갈 수 없었다. 병가를 내고 시즌을 조기에 접은 엄재웅은 디스크 증세가 호전되자 2017년에 투어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16개 대회에 출전, 세 차례 '톱10' 입상 등으로 상금 순위 49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로서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드를 유지한 쾌거였다.

올 시즌도 선전은 이어졌다. 이 대회 전까지 13개 대회에 출전해 네 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 순위 24위에 자리하면서 사실상 내년 시드를 확보한 상태였다. 역대 개인 최고 성적 기록이 2011년 동부화재프로미오픈 공동 4위였던 엄재웅은 이번 우승으로 향후 2년간 시드 걱정없이 투어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23일 태안 솔라고CC 라고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팀 대항 우승을 차지한 박찬호-김영웅(앞줄 오른쪽) 조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3일 태안 솔라고CC 라고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팀 대항 우승을 차지한 박찬호-김영웅(앞줄 오른쪽) 조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엄재웅은 "너무 기쁘다. 첫 우승을 특별한 대회에서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플레이할 때 많이 긴장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동반 셀러브리티인 배우 김성수씨가 잘 이끌어 주고 리드해줘서 편안하게 라운드했다"면서 "올초에 손목 부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다. 이번 우승으로 목표인 상금 순위 30위를 훌쩍 뛰어 넘은 4위가 됐다. 남은 시즌에 최선을 다해 '톱3'에 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역시 생애 첫승에 도전했던 '루키' 윤성호(22·골프존)와 초청선수 윤상필(20)는 2타가 뒤져 비록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생애 최고 성적인 공동 2위(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이동하(36·우성종합건설)와 김영웅(20·골프존)이 공동 4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3라운드부터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국민타자' 이승엽 등 셀러브리티(유명인) 60명이 출전했다. 3, 4라운드에서 선수 1명과 셀러브리티 1명으로 구성된 각 팀의 성적을 팀 베스트 스코어(포볼) 방식으로 산정해 우승 팀을 가린 결과 박찬호-김영웅 조가 우승(14언더파)을 차지했다.
성우 안지환-이동하 조는 동타를 기록했지만 매칭스코어방식에 따라 2위가 됐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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