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재인 정부 믿었는데.. " 예술강사 무기계약직 전환 무산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3 11:20

수정 2018.09.23 11:37

"문재인 정부 믿었는데.. " 예술강사 무기계약직 전환 무산

예술강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무산되면서 예술강사들이 문재인 정부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23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예술강사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술강사 무기계약 전환심의’를 위한 제9차 회의가 열린 뒤 표결 끝에 예술강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예술강사는 2000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시작된 국악강사풀제 사업으로 도입됐다. 국악강사풀제란 학교 음악 교과 중 국악수업을 진행할 당시 기존 음악교사에 비해 국악 전문 지식을 갖춘 국악인을 학교에 파견하는 제도로, 현재는 국악을 포함해 연극, 무용, 만화 등 8개 분야로 늘어났다.

그동안 강사들은 상시 업무 종사자임에도 최대 10개월 단위 기간제 계약직을 강요당하고 직장건강보험도 가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호소하며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했다. 지난 15일에는 예술강사 5명이 ‘예술강사 무기계약 전환심의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하고 △무기계약직 전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준수 △처우개선 보장 △심의위 편파 운영에 대한 문체부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일자리사업,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끝에 예술강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부결됐다.

전국예술강사지부는 “심의위는 예술강사 가슴에 또 다시 칼을 꽂았다. 19년간 임시적으로 산 결과가 앞으로 쭉 임시직으로 살라는 결정이니 앞으로 예술교육은 과연 교육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가라는 비관만 남았다”면서 “과거 국회의원으로서 예술강사에 지지를 보내던 도종환 문체부 장관을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순진함에서 나온 죄였다”고 토로했다.

전국연극예술강사협의회는 “예술강사들은 촛불혁명의 문재인 정부를 믿었다. 후보 시절 예술강사 편지를 읽고 페이스북에 메시지에 남긴 ‘예술강사 사업이 정상화돼 문화가 활짝 꽃피고 예술을 통해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약속을 믿었다”면서 “연극예술강사들을 초단시간 노동자로 영원한 낙인을 방조한 정부에 묻고 싶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으로서 연극예술강사들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