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풍계리, '미사일' 동창리, '핵생산' 영변
'핵무기 프로세스'의 全단계를 담당하는 세 곳
핵의 삼위일체가 비핵화 아이콘 될지 주목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데 이어 2018 평양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통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발사대도 없애고 추후 미국이 상응조치를 할 경우 영변 핵시설도 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 핵개발의 상징적인 이들 세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비핵화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핵무기 프로세스'의 全단계를 담당하는 세 곳
핵의 삼위일체가 비핵화 아이콘 될지 주목
■풍계리 핵실험장, 실험 거듭하며 강력한 위력 얻어
풍계리 핵실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해 있고 북한이 6차례에 걸쳐 개발한 핵무기를 실험했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최초로 핵실험을 하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중인 2009년 5월 25일에는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즉 풍계리는 북한 핵개발의 서막을 알리고 북한의 핵 능력과 기술을 고도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북한은 실천적 조치로서 지난 5월 24일 풍계리 핵 실험장을 외신기자들의 참석 아래 폐기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미국 타격 가능한 미사일·엔진 실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018 평양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서 북한이 영구 폐기를 밝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발사대'는 북한이 미사일의 사정거리와 위력을 향상시키는 실험과 실제 발사를 했던 곳이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서해위성발사장'이라고도 불리며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과 함께 대부분의 북한 장거리 미사일 엔진의 실험·발사가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의 백두산엔진의 실험도 동창리에서 실시됐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무수단리보다 현대화·자동화된 미사일 핵심 기지로서 북한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로 이곳의 영구 폐기를 약속한 것은 더 이상 미국을 칠 타격수단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이 약속을 한 것처럼 유관국 참관 하에 동창리 미사일 시설을 폐기한다고 해도 현재까지 만든 핵과 미사일 문제가 남지만 북한이 미래의 핵에 대한 의지를 꺾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과정으로 본 만큼 향후 북미간의 조율이 주목된다.
■영변 핵시설, 핵무기 원료 생산..북핵의 상징이자 실재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이 폐기할 수 있다고 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은 원자로와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갖추고 핵무기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과 플로토늄을 생산한다. 북한 비핵화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곳으로 이곳의 폐기는 '미래의 핵'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했고 결국 지금의 핵 능력을 갖게 됐다.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을 실어 나를 미사일 발사장의 폐기도 약속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이번 결정은 비핵화 대전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물론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이 있고 ICBM 역시 굳이 미사일 발사장이 아니더라도 이동식 발사대에서 쏠 수 있다. 또 그동안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이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해왔다는 점은 불신감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가로막을 요소다.
북미의 비핵화 협상의 전개과정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도 상징적 의미와 실제적 가치도 높은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영변 핵시설은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 키워드이자 향후 비핵화의 아이콘이 될 전망이 매우 높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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