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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경두 청문회에 ‘북한 주적’ 공방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7 17:40

수정 2018.09.17 21:10

정 후보자, 직접적 답변 피해.. 이종석엔 이념편향 논란 제기
여야, 정경두 청문회에 ‘북한 주적’ 공방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북한이 주적(主敵)인가'를 놓고 여야간 주적 관련 개념 공방이 뜨겁게 전개됐다.

■北 주적개념 놓고 여야 공방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에게 "우리의 주적이 누구냐"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주적이란 내용이 삭제돼야 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장 후보자는 "영공·영토·영해에 위협을 가하는 세력이나 IS(이슬람국가)와 같은 주체 불분명의 테러 세력, 사이버테러 세력도 모두 총괄적으로 표현하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난 분명히 이야기한다. 북한은 우리 주적이다. 장관 그렇지 않소"라고 다그쳤다.


또 "주적이 누구냐는 서면 질의서에서 장관이 어물어물하기만 하더라"며 "국제사회 움직임은 평화로 가지만 그래도 북한은 우리 적이라는 소신 있는 답변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황영철 의원도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내용이 삭제돼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선배 장관 모두 다 (적을) 북한이라고 했다. 그게 다 잘못된 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저의 대적관은 확고하다" "철저히 새겨듣겠다"면서도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주적 개념'은 소모적 논쟁이라고 일축했다.

김병기 의원은 "북한을 적으로 표현하든 아니든 (국토를) 침범하면 적이다. 주적에 대한 국방부 논쟁이 조금 불필요한 논쟁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종전선언 실효성 논란 제기

종전선언을 두고도 여러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국방부 수장이 (종전선언) 종이쪼가리를 믿고 너무 순진한 것 아니냐"며 "종전선언을 하면 주한미군 철수, 한·미 동맹 와해 등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종전선언은 북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신뢰구축 차원으로 안다"며 "일각에선 미군 철수, 한·미 동맹 와해, 유엔사 해체를 말하는 데 그럴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진행된 한국당 추천인사인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키코(KIKO) 사태' 판결을 놓고 이념편향 논란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판결 자체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제 사건은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된 적 없다"라고 재판 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키코 사태는 2011년 5월 중장비 수출업체인 ㈜수산중공업이 환 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계약으로 피해를 본 사건으로, 해당 업체가 판매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당시 재판장이던 이 후보자는 "불공정 계약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한편 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안건은 이날 처리 예정이었지만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여야는 오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재논의하기로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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