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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文대통령-김정은, 115일만에 조우..."역지사지로 허심탄회한 대화 목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7 16:59

수정 2018.09.17 16:59

文대통령 평양행 하루 전 회담 목표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15일만에 조우한다.

세번째 만남은 기대보다 부담이 크다. 이제는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의 두 정상간 첫 만남 당시의 감동 그 이상의 비핵화에 대한 성과를 내야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비핵화 협상 중재와 관련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평양행을 하루 앞둔 17일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목표로 '남북한 긴장과 무력충돌·전쟁의 공포 해소',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으로 꼽았다.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남북관계 진전 △비핵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전쟁 위협 종식을 이번 정상회담의 3대 의제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신고 리스트와 북측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간 빅딜을 이뤄내느냐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속도 역시 관건이다. 비핵화 협상의 사실상 1라운드 목표인 종전선언을 연내 달성하기 위해선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빠르게 재가동시켜야 한다. 연말까지는 불과 석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럼 점에서 북·미 양측을 모두 설득하는 중재안을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재안은 베일에 싸여있으나 문 대통령은 이를 '역지사지'란 사자성어로 묘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이제 남북 간의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있었던 남북 합의를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위원장과 흉금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진심을 다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 간의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평양선언'이니 '9.19 합의문'이니 하는 형식적인 부분에 치중하기 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양보와 실천적 조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또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은 우리가 주도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비핵화 논의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모든 것이 블랭크(빈 칸)"이라며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 이번 회담에 대해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 '북한의 핵 리스트 단계적 제출', '핵시설 신고를 위한 실무준비 완료 단계에서 종전선언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이 중재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온다.

문 대통령이 기대하는 김 위원장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오는 18~20일 2박3일간 최소 세 차례 이상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실장은 문 대통령의 평양 일정과 관련 방북 첫 날 두 정상이 함께 오찬을 한 뒤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하며, 둘째날(19일)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경우엔 공동언론발표도 예상된다. 정식 회담은 두 차례이지만 둘째날 환송만찬에서 두 정상이 한 차례 더 만나게 된다.
방북 첫 날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김대중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던 것과 같이 문 대통령을 영접하러 나올지도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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