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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급한 트럼프… 단계별 관세율 인상 카드도 검토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6 17:13

수정 2018.09.16 18:58

美, 추가 관세 폭탄 배경은
11월 중간 선거 이기려면 中 백기 받아야 되는데 中은 선거 이후 내다봐 공화당 패배 가능성 염두
성과 급한 트럼프… 단계별 관세율 인상 카드도 검토

【 워싱턴 베이징=장도선 조창원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 방침을 정했음에도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려는 것은 중국을 최대한 압박해 11월 중간선거 이전 가시적 성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강공책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은 미국 중간선거 이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관세폭탄 투하 강행 이유는

정책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기 원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무역전쟁에서 긍정적 움직임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왔다. 집권당인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게 내어주고 상원에서의 다수당 지위는 간신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를 둘러싼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지위 상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채권 전략 헤드 마크 챈들러는 CNBC에 11월 말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가리키며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이룰 첫 번째, 그리고 최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이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지난 8월 초 밝혔던 25%보다 크게 낮아진 10%대가 거론된다는 점이다. 관세율 하향조정 방안은 두가지 포석을 염두에 둔 조치다.

우선,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되 관세율을 당초 계획보다 하향 조정하는 것은 연말 쇼핑 시즌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수입 물가 상승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향후 관세율을 다시 올리기 위한 협상 카드로 단계별 관세율 인상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 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드라이브로 인해 이달 말 예정된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도 공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무역협상 재개를 놓고 양국은 중대국면으로 간주하고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오는 27~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회담할 계획에 대해 무역전쟁의 승기를 잡았다며 들썩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4일 사평에서 "미국이 무역협상 재개를 제안한 것은 무역전쟁에 대한 미국 경제의 부작용과 이로 인한 반대여론 때문"이라며 "오는 11월 중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의식한 대중 달래기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인민일보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미국 80여개 협회로 구성된 '자유무역지지연맹'도 관세부과가 미국의 기업, 농민, 노동자, 가정에 손해를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계속되는 관세부과 조치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중국의 자화자찬식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분노를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반응에 대해 13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국과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어떤 압박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중국)이 우리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시장은 급등하고 있고 그들(중국)의 시장은 무너지고 있다"며 "우리는 곧 수십억의 관세를 취하고 국내에서 제품들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내심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길 기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전격 발표할 경우 류 부총리의 미국 방문 일정도 삐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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