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리인상론에 채권시장 이틀째 요동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7:11

수정 2018.09.14 17:11

李총리 "인상 필요" 발언.. 기업들 자금조달 고민 커져
한은 긴급 진화 나섰지만 국고채 금리 이틀째 상승
금리인상론에 채권시장 이틀째 요동

채권 시장이 혼돈국면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금리 인상 필요성 발언이 시장을 강타하며 채권 가격을 끌어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총리의 금리 발언으로 국내 채권시장이 변동성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총리 발언에 채권시장 변동성 커져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던 국고채 금 리는 이틀 연속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 마감했다. 14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960%로 마감했다. 1년물은 2.6bp, 5년물은 4.1bp 상승했고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4.7bp, 4.8bp 올랐다.


지난 13일 이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정책적인 견해가 강하게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리의 금리 발언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약화됐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발언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채권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 기간에 걸쳐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언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 시점에서는 여전히 금융안정 상황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금리 급등에 기업 불안감 가중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한광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대한 고민도 커졌을 것"이라며 "내년 발행을 계획했던 기업들도 연내 발행으로 계획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애초 시장에선 당분간 채권금리 하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글로벌 무역분쟁 확대,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장기채 금리보다 단기채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것"이라며 "단기물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단기채는 기준금리 인상 등 변동성의 영향이 바로 나타난다. 시장에선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단기채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광렬 연구원은 "장기채는 단기채와 달리 잠재성장률, 물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현재 한국경제가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채 금리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단기채 금리가 상승하면 우량 기업보다 낮은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타격이 더 크다.
단기물 위주 자금조달로 이자비용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한편 채권금리의 변동성 국면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낙연 총리의 발언으로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1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이미 3년물 국고채 금리 1.95% 수준에 반영이 된 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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