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남북 대화채널, 민간교류 확대로 이어질 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7:07

수정 2018.09.14 17:07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남북정상 합의 140일만에 靑 "남북 잇는 튼실한 다리"
【 개성.서울=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 남과 북이 1년 365일 24시간 접촉할 수 있는 직접 대화의 장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우여곡절 끝에 14일 개소식을 열고 업무에 돌입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사무소 설치를 약속한 이후 꼭 140일 만이다. 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선언의 핵심 합의사항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사실 연락사무소 개소는 수많은 난항을 겪었다.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미국과 북한의 대화의 물꼬가 열린 것도 잠시, 비핵화를 두고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순조롭게 이어지던 연락사무소 개소는 풍파를 맞았다.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바라는 미국은 북한이 보여준 비핵화 노력을 제한적인 수준으로 보고 대북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연락사무소 운영과 사무소 직원들이 쓸 물품이 대북제재를 위반한다는 논란도 이어졌다.

미국은 북·미관계와 북한 비핵화 과정을 앞서가는 남북관계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면서 지난달 말 개소하기로 한 연락사무소 개소일정은 미뤄졌으나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가 북·미관계를 중재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다시 한번 반전됐고 결국 보름 늦춰진 이날 개소가 이뤄졌다.

■"남북관계 개선의 시작"

이날 개소식에서는 참석한 남북 정부 주요 인사들은 이번 연락사무소 개소를 통해 남북이 지속적인 대화와 협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는 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해 "조금 누그러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위태로운 급물살이 흐르는 한반도에서 남북을 잇는 튼실한 다리가 놓인 느낌"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연락사무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남과 북을 따지지 않고 한 울타리에서 한 식구로 살아간다"며 그렇게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개성을 벗어나 한반도 전체로 확대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그동안 남과 북은 서로 연락할 사항이 있어도 중국 베이징에서 대화하고, 선양에서 만나는 등 우회적 방식을 취했는데 이제 연락사무소가 개소돼 24시간 접촉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연락사무소 개소로 지속적 남북 접촉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남북 간 민간교류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난관에도 불구하고 개소를 하게 된 연락사무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도 "이번 연락사무소는 '공동'으로 마련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상시 의사소통 창구 채널이 마련돼 남북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남북관계 진전에 있어 역사적 사건이고 불신해소의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업무 시작한 연락사무소

연락사무소는 이날 개소와 함께 업무를 시작한다. 우리측 소장을 맡게 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바로 근무를 개소식 이후 곧바로 근무에 들어갔다.


북측은 개소 당일인 이날까지 북측 소장에 대해 밝히지 않다가 개소식에 앞서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이 소장에 임명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동안 북측은 '준비가 다 되지 않았다'면서 조평통 부위원장 중 하나가 소장을 맡게 된다고만 밝혀 박용일·전종수 두 위원장 중 누가 북측 소장을 맡게될지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협의하는 실무회담의 책임자로 천 차관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이번에도 천 차관과 함께 연락사무소 출범의 연착륙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