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도동 유치원 학부모 "공동조사위 구성하라"

김유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6:35

수정 2018.09.14 17:08

교육청·구청·학부모로 구성.. 조희연 교육감 "적극 수용"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 붕괴로 건물이 기울어져 철거된 서울상도유치원의 학부모들이 14일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교육청과 구청,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동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부모들을 만나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 30여명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모여 '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았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부모 대표 임하나씨는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붕괴되고 있는 유치원에 아이들을 등원시켰고, 죽음의 위기에 빠뜨려 아이들에게 죄인이 된 부모들"이라며 "멀쩡한 유치원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붕괴됐다. 아이들의 생명이 관계당국의 무사태평주의로 위협받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임씨는 "교육청과 동작구청은 여전히 부처간 칸막이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교육청과 동작구청,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동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러한 요구사항에 대해 18일 정오까지 서면으로 답을 달라고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임씨가 입장문을 낭독하는 동안 일부 학부모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입장문 낭독 직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자리가 마련되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빠른 대책을 요구했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과 구청이 너무 따로 놀고 있다"며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단일 소통창구를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현재 임시로 등원하는 곳은 아이들의 급식장소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원생과 선생님들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아이들이 아직도 잠을 못 자거나 악몽을 꾼다"며 "유치원 무너졌는데 엄마가 옆에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사태의 책임감을 느끼고 부족한 점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빠른 시일 내 대책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도유치원에서 받았던 공교육을 졸업할 때까지 보장한다는 대원칙을 둘 것"이라며 "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중장기 대책에는 아이들의 심리치료 등을 포함될 것"이라며 "대책 방안 협의에는 교육청 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서울상도유치원은 지난 6일 오후 11시 21분께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이 빗물에 휩쓸려 무너지면서 약 10도가량 기울었다.
이에 경찰은 현재 동작구청과 시공사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의무를 소홀히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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