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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개 암호화폐 연동상품 거래정지…"투자자 혼란 때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0 16:56

수정 2018.09.10 16:5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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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9일(현지시간) 투자자 혼란을 이유로 암호화폐 투자상품 2종에 대해 즉각적인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 트래커 원'과 '이더 트래커 원'이 상장지수펀드(ETF)인지 아닌지를 두고 시장에 혼란이 있다며 미국에서 최소 오는 20일까지 매매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운용되는 상품을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다.

규제 대상 상품은 각각 비트코인, 이더(블록체인 이더리움의 화폐단위) 가격에 연동된다고 약정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나스닥 거래소에 등록돼 있으나 장외에서 이뤄지는 점두거래 방식으로 미국 내에서 거래됐다.

SEC는 이들 종목에 대해 "현 시점에 일관되고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금융상품은 거래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미국 내 판매를 위해 제출한 지원서류에도 ETF로 분류돼 있다"고 지적했다.


SEC는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와 연동되는 ETF가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엄격한 기조를 유지해왔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불확실한 리스크와 암호화폐 시장의 조작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먼저 해결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투자업체들은 암호화폐를 정규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하려고 관련 투자상품을 만들어왔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해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ETF와 다른 투자상품을 지칭하는데 사용하는 용어를 표준화하자고 규제 당국에 요구해왔다.

SEC 발표에 이날 암호화폐 시장은 10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의 달러대비 가격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이더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7일 오후 5시 이후 9.5%, 비트코인은 2.5% 가치가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디지털 자산의 시장 자본총액은 올해 1월 정점보다 6400억달러(약 722조9400억원)가 줄어든 1970억 달러(약 222조5300억원)에 머물렀다.

암호화폐 가치는 디지털화폐의 확산이 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 6주 중 5주 동안 추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업체인 '옥타곤 스트레티지'의 수석 트레이더인 라이언 라바글리아는 "암호화폐 상품들의 거래정지 때문에 무조건반사가 나타났다"며 "결국 이 또한 암호화폐 시장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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