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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경제정책 점검] "잘못된 정책 정당화, 망국의 징조".. 원로경제학자의 일갈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6 17:28

수정 2018.09.06 20:51

前 경제학회장 조장옥 교수, 통계청장 교체 ‘악수’ 맹비난
"최저임금 영향이 없다니.. 文대통령 불통 박근혜 닮아가"
[文정부 경제정책 점검] "잘못된 정책 정당화, 망국의 징조".. 원로경제학자의 일갈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핵심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비판 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원로 거시경제학자이자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는 6일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엉뚱한 데이터로 잘못된 정책을 집행하니 정말 큰일"이라며 "왜곡된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을 정당하다고 하니 망국의 징조"라고 일갈했다.

문재인정부 경제교사로 불리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추천, 이날 강연에 나선 조 교수는 현 정부의 소통부재를 지적한 데 이어 '경쟁력 절벽' 사태까지 우려했다.

■"文 대통령, 경제 몰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우리 경제는 올바른 정책기조로 가고 있는가?'라는 세미나에서 조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경제기조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밝히며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것을 정면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고용의 양과 질 개선' '취업자 수와 고용률 증가' '가계소득 확대' '올 상반기 수출 사상최고 기록'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조 교수는 "대통령이 경제를 모르는 분인데 엉뚱한 데이터로 잘못된 정책을 보고하면 누가 정책을 집행하나"라며 "자료에 대한 왜곡된 태도가 문제다. 진실되게 정책을 추진하면 회복이 가능한데 잘못된 것을 정당하다고 하니 망국의 징조다"라고 비판했다.

7월 고용수치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의 연계성을 놓고 조 교수는 "최저임금 영향이 없다고 하면 정신병"이라며 "노동비가 오르면 당연히 고용은 줄어든다.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된 듯하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존 경제정책 추진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 "대통령은 위엄과 권위, 포용이 었어야 하는데 점점 더 불통되는 것 같다"며 "박근혜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계속 반복만 하고 듣지도 않고, 점점 더 그런 것 같지 않나"라고 비난했다.

'통계청장 교체 논란'에 대해선 "박근혜정부도 그렇지만 인사를 저렇게 하면 안된다"며 "능력 있는 분을 발탁해 광범위하게 써야지 자기 주장에 가까운 사람만 쓰면 실패한다. 통계청장 교체는 악수 중의 악수"라고 평했다.

■韓 '경쟁력 절벽' 우려

조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팀을 겨냥, "참모진들이 자기 이념 관철을 위해 통계치를 대통령에게 잘못 보고한 듯하다"며 "대통령은 통계로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방향만 제시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정책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것을 주문한 조 교수는 "정책 효과가 안 나면 부작용은 커진다"며 "일본은 지금 노동이 많이 유연해졌다. 우리는 20년 정도 더 힘들어야 개혁하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소득주도성장이 지속될 것을 가정, "고용분배 절벽 이후 경쟁력 절벽이 올 것"이라며 "그럴 경우 대한민국 경제는 쓰러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래혁신포럼 회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세미나에서 "현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지향한다는데 낙하산 인사만 많아지고 있다"며 "이제 내년에 다가올 위기는 '퍼펙트 스톰'이다.
총체적 공황 상태로 돌입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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