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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9단'들의 귀환..정국 기상도 맑을까 흐릴까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3 17:00

수정 2018.09.03 17: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교 바른미래당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대표(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교 바른미래당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대표(왼쪽부터)
여의도 정치권에 올드보이 바람이 불면서 풍부한 경륜과 온갖 정치적 풍파를 겪은 '정치 9단'들이 펼칠 새로운 정국 기상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각종 쟁점 및 민생법안, 결산심사, 정부의 일년 국정 성과를 점검하는 국정감사 등이 포함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 수장들의 진용이 완료됨에 따라 핵심 쟁점별로 각 당 대표의 성향이 드러날 전망이다.

물론 대표 의중과 당의 핵심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2020 총선을 1년 8개월 앞둔 상황에서 핵심 쟁점을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야간 9월 정기국회의 정국 주도권 잡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9단들의 복귀..정국기상도 관심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 이어 지난 2일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비록 전당대회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자유한국당도 6.13 지방선거 참패이후 흐트러진 보수 가치관의 재정립을 위해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끌고 있다.

여야는 벌써부터 새로운 대표를 필두로 각 당은 주요 쟁점현안에 대해 각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부터 여야는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내고있다.

이해찬 당대표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선 청와대와 궤를 같이해 속도를 내겠단 입장을 이날도 오전회의에서 명확히했다.

한국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5당 원내대표 회동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철회를 하라고했더니 주말까지 다모여 논의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판문점지지결의안 비준안통과로 점철되는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서 합의점을 찾는데도 난항이 예고된다.

이해찬 대표는 야당을 향해 "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사에 나와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지만 그동안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강하게 반발해온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소수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편'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동영 민평당 대표는 당선이후부터 지금까지 당내 최우선 선결과제로 비례성이 담보 된 선거제도 개편을 강조하고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도 당선 직후인 이날 첫 행보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앞세우며 전방위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에서 "개헌은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그 개헌에 앞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당제, 합의제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구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개헌을 잘 주도하고, 또 개헌 이전에 선거법 개정을 통해 우리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문가 "서로를 잘알아 전략적 경쟁구도" 전망
다만 이들이 '정치 9단'인 만큼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가지는 않고 큰 틀에서는 빠른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역시 구체적인 협상에 있어서는 당론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교수는 "물론 서로 한솥밥을 먹었던 만큼 잘 통하는 것들도 있단 측면에서는 기회다"면서 "하지만 각 당별 차별화를 앞세워 세를 넓혀야 하는 경쟁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각 당이 올드보이를 전면에 앞세운 이유부터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우선 올드보이들이 될 수 밖에 없던 이유로 현재 각 당 상황이 경륜이 필요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가 된 대표들은 각 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협치 보단 당의 정체성 드러내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거대 양당 뿐 이날 소수당들이 처한 위기를 감안하면 쉽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수 없단 의견도 있다.


가상준 단국대학교 교수는 "특히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소수당들이 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합의 정치로 가기에 적지 않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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