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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은행권 첫 주 52시간 근무제 10월 시행...다른 銀도 하반기 내 도입 전망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30 16:38

수정 2018.09.03 21:10

손태승 은행장-박필준 노조위원장, 조기 도입 합의
근무형태 개선 및 근로문화 정립 등 추진
국민, 신한銀 등 사전준비 지속...하반기 내 제도 도입 목표 
손태승 우리은행장(오른쪽)과 박필준 노조위원장이 30일 시중은행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오는 10월부터 조기 도입하기로 합의한 '노사 공동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오른쪽)과 박필준 노조위원장이 30일 시중은행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오는 10월부터 조기 도입하기로 합의한 '노사 공동 서명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우리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전면 도입키로 하면서 은행권의 제도 도입 움직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 하반기 내에 단계적으로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월부터 주 52시간 전면시행

30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오는 10월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는데 합의했다. 노사는 이를 전 영업점과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하기 위해 근무형태 개선과 제도 도입 및 보완, 새로운 근로문화 정립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부서는 인원을 추가 배치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한다. 이미 시행 중인 PC 오프제와 대체 휴일제를 개선하고 탄력근로제도 실시한다. 또 영업점 아침회의를 폐지하는 등 새로운 근로문화를 정립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조기 도입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사전준비를 해 왔다. 아울러 전년 대비 26% 확대한 750명을 올해 채용하며 주 52시간 근무제를 대비해 왔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후 인원 충원이 필요할 경우 추가 채용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내년 7월까지 유예기간이 남았지만 직원들의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시중은행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전면 도입을 결정했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우리은행의 기업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번 노사 합의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조기도입과 안정적인 정착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사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하반기 단계적 제도 도입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이미 주요 은행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고, 대부분 하반기 내에 단계적인 제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사 간 협의를 기반으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통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통쾌한 지우개 태스크포스'를 구성, 업무 효율성을 높여 직군별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고, IBK기업은행도 유연근무 형태인 '시차 출퇴근제' 확대와 오후 6시면 컴퓨터가 강제로 종료되는 'PC오프제'를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노사 협의를 기반으로 한 태스크포스를 통해 하반기 내 제도 안착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우리은행의 조치로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특수 직군의 범위를 두고 노사 간 간극이 크고, 파일럿 형태의 유연근무 도입이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각의 업무에 따라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향후 해결 방안을 모색해나가면서 연내에 대부분의 은행들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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