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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에 듣는다】 "기계산업 대중국 경쟁력 확보 충분...정부가 제조업 포기 말아야"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30 13:41

수정 2018.08.30 13:41

(3) 박천홍 기계연구원장
【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에 듣는다】

【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에 듣는다】

【대전=조석장기자
】 제조업과 기계산업 등 전통산업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산업구조 변화로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조선, 금속, 철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자리한 한국기계연구원을 찾아 박천홍 원장에게 기계산업의 미래와 기계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인터뷰했다.

―기계연구원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한국기계연구원은 1976년 기계분야의 산업원천기술 개발과 성과확산, 신뢰성평가, 시험평가 등을 통해 국가 및 산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계연구원의 지능형 생산공정시스템, 초정밀 가공기계발, 미래형 디스플레이, 산업용 에너지 시스템, 나노·바이오센서, 미세먼 저감, 자기부상열차, 의료지원 로봇분야, 국방과 안전분야까지 연구범위가 광범위하다.

―기계산업에는 오히려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그렇다, 기계산업에는 젊은 인력들이 잘 안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젊은 사람들은 정보통신기술이나 소프트웨어와 같은 산업에 관심이 있고, 일반적인 제조업 기업이나 기계산업에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계산업하면 공단의 근대적인 이미지를 생각하니 젊은이들이 유입안되는 원인이다. 하지만 기계산업은 현재 충분히 자동화돼 있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기계산업쪽으로 일자리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연구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중 가장 산업친화적인 기관이다. 맞춤형 기업과 패밀리 기업들의 모자라는 인력들을 연구원에서 교육시켜, 기계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취임후 대형연구성과 창출을 위한 연구조직의 개편을 여러차례 강조했는데.

▲대형 연구성과를 만들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이유는 출연연구기관 고유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기계연은 산업계와 밀착해 있다. 산업지원 역할이 컸던 만큼 1996년 도입된 PBS((Project Based System)제도를 어느 곳보다 잘 운영해왔다. 소규모 연구인력이 파견돼 중소기업들의 단기 기술개발과정을 주로 도와왔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장기적인 원천기술 등의 개발에는 소홀해질수 밖에 없었다. 취임후 본연의 임무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을 새로 신설해 연구테마, 진단 등을 주도적으로 하도록 했고, 연구인력 10여명 정도의 큰 팀을 묶어 대형연구에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기술사업화의 성공전략은.

▲기계산업은 장비 및 제조를 위한 인프라 구축비용이 큰 분야다. 기계연구원은 우수한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현장에서 더 많은 기술이 쓰일 수 있도록 기계기술교류회 및 패밀리기업 지원사업, 신기술창업보육센터 지원사업, 보유특허 양도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이 아쉬워 할만한 기술들을 집중 연구하고, 사업화 할만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2017년에만 4개의 연구소기업이 출범했고, 올해도 6개의 연구소기업이 기계연 고유의 기술을 시장에 내보내기 위해 설립되거나, 설립 막바지 단계에 있다.

―기계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는데 미래를 전망한다면.

▲기계산업은 선진국을 많이 따라잡았다. 현재 세계 5-7위 수준이다. 다만 장비의 중요성은 그동안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 중국이 쫓아 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에 비교해서 아직까지 강점이 많다. 기계산업은 기술집약적인 특성상 시장진입이 어렵다. 그러나 한번 시장에 진입하면 오래 버틴다. 가업승계 기업이 많고,젊은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개방형 산업구조가 아닌 점이 문제다, 쉽게 들어와 쉽게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고 정부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임기중 꼭 하나 싶은 일이 있다면.

▲기계산업의 연구개발 정책, 전략을 리드하는 곳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특히 대중국 경쟁력확보를 위한 기획을 꼭 해내고 싶다, 기계산업은 아직까지 중국과 비교해 훨씬 강한데가 많다. 중국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있나 하는 부분에 대해 기획을 하고 있다. 꼭 정부에 제안해서 기계산업이 중국에 대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하고 싶다.
기계연이 주도적으로 보고서를 내고 정부에 제안하겠다. 중소기업 사장님들 만나 보면 “제조업을 정부에서 포기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그런 얘기 안나오도록 해야한다.

<이력> 한양대 정밀기계과 학사,석사, 일본 Kobe대학 기계공학과 박사, 한국정밀공학회장, 아시아정밀공학회장, 출연연혁신위원회 소분과위원장,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주력기간전문위 전문위원, 한국기계연구원장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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