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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만난 글로벌 자동차 시장..."지속적 성장둔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9 13:55

수정 2018.08.29 13:55

무역전쟁·금속관세·배출규제 3중고
Auto traffic flows in and out of Los Angeles, California, one of the worst traffic-congested cities in the country, on August 28, 2018. - Shares of big US automakers rose on news the US and Mexico reached a deal to update the 25-year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pending Congressional approva
Auto traffic flows in and out of Los Angeles, California, one of the worst traffic-congested cities in the country, on August 28, 2018. - Shares of big US automakers rose on news the US and Mexico reached a deal to update the 25-year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pending Congressional approval. (Photo by Frederic J. BROWN / AFP)
[워싱턴 = 장도선 특파원] 지난 10년간 성장세를 유지해온 글로벌 주요 시장의 신차 판매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속적 성장 둔화 국면에 진입해 자동차업계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반적인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계속되는 경제 성장에 힘입어 아직은 견고한 편이지만 금속 관세·배출가스 규제 강화·무역전쟁의 3중고에서 초래되는 점차 거센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신차 판매는 159만대로 전년비 5.3% 감소, 투자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면서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망치 조정으로 이어졌다. LMC 오토모티브는 올해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가 전년비 1.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2016년의 13%, 그리고 2017년의 2.1 증가와 비교되는 수치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시장이 식어가는 원인 중 하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지적된다.


포드는 지난달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과 유럽시장 실적을 보고하며 연간 수익 가이던스를 낮췄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도 중국에서의 저조한 성적을 이유로 2018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포드와 FCA는 북미지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왔다.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온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는 2016년 1750만대로 최고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뒷걸음질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의 금년 상반기 신차 판매는 2.9% 증가, 전년 동기의 4.7%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혜택을 받아온 유럽에서의 신차 판매는 수요가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후퇴하면서 약화될 조짐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지난주 유럽과 중국의 자동차 수요 약화로 올해 회사 수익이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이 미국 이외 많은 시장의 소비자 신뢰도를 잠식하면서 지속적 성장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미국과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간 긴장 완화가 이뤄지면 자동차 판매 성장세의 가파른 둔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멕시코가 전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와 여러 나라 통화, 상품 가격이 상승한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 한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유럽산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중간 수준의 무역전쟁이 벌어진다는 시나리오 하에서 2019년 글로벌 GDP는 실질 기준 약 0.5% 감소해 신차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자동차업계의 비용 부담을 늘려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MC 오토모티브는 자동차와 금속 관세 등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 2020년 세계 신차 판매는 현재 예상보다 300만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본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의 배출 가스 규제 강화 움직임, 특히 유럽에서의 디젤 엔진 자동차 판매 금지 가능성도 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분석가들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으려면 동유럽, 그리고 인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컨설팅회사 오토퍼시픽의 분석가 데이브 설리반은 WSJ에 “점점 더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내륙지역에서 어떻게 더 성장할 것인지, 그리고 아프리카에서의 판매 증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탐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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