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폼페이오와 방북 동행하는 美 대북특별대표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 비핵화 협상 '고도의 수싸움' 예고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4 17:31

수정 2018.08.24 17:31

외교·안보 잔뼈 굵은 보수파.. 비즈니스맨의 협상력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티브 비건 포드자동차 부회장(왼쪽)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비핵화 논의를 위해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하며 비건 특별대표도 동행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티브 비건 포드자동차 부회장(왼쪽)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비핵화 논의를 위해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하며 비건 특별대표도 동행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힌 가운데 이번 방북길에 그와 동행하는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여러 면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보수인사이지만 북핵 문제에 정통한 직업 외교관이 아닌 '비즈니스맨'이라는 점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건 포드 부회장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지명하면서 그와 함께 다음주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말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은퇴 선언으로 공석이었던 이 자리가 5개월여 만에 채워지게 됐다.

비건 부회장은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을 실무적으로 지휘하게 되며 다음 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평양행에도 동행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건 부회장에 대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과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인 '최종적으로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건 부회장이 포드 자동차에서 국제 담당으로서 외국 정부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 세계에서 실적을 향상시킨 경험을 살려 대북정책 특별대표로서 그 역량과 헌신을 북한 문제 해결에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부회장 역시 "우리나라를 위해 다시 한 번 봉사할 기회를 준 데 대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일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평화로운 세계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민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슈들이 쉽지 않고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험난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그 시작을 열었으며, 북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미래를 향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기회를 활용해 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인선이 '파격적'이라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이번 인선으로 그동안 직업 외교관 출신들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았던 관행이 깨졌고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한국.일본담당)를 겸임해왔던 관례도 깨지게 됐다.

현직 포드자동차 부회장 직책을 지닌 '비즈니스맨'을 기용했다는 점도 극히 이례적이다. 다만 그가 포드 자동차 국제 담당 부회장으로 주로 외국 정부들을 상대하는 해외 대관 업무를 맡아온 '정무형 인사'였다는 점에서 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한반도통(通)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비건 대표가 미 의회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선 캠프 등을 거치며 잔뼈가 굵은 외교.안보 전문가이긴 하지만 북한이 아닌 유럽 및 러시아 분야에 정통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외교안보통 비즈니스맨을 중용한 것은 북한과의 '고도의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정무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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