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방분권 시대 우리동네 특별자치】 메가시티 꿈꾸는 '해오름동맹'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3 14:23

수정 2018.08.23 14:23

주낙영 경주시장(왼쪽), 송철호 울산시장(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울산시청에서 해오름동맹 협약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 제2차 상생협약식을 체결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왼쪽), 송철호 울산시장(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울산시청에서 해오름동맹 협약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 제2차 상생협약식을 체결했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간절곶,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 포항 호미곶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일출 명소라는 점이다. 동해남부의 거점도시인 울산과 경주, 포항이 도시 간 상생협력체를 ‘해오름동맹’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그렇다고 일출만을 매개로 한 것은 아니다. 역사적, 지리적 배경 외에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최종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의 운영규약의 제정과 고시는 지난 2017년 7월 27일 이뤄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상호 이해와 교류를 위한 시범사업, 행정협의회 구성을 위한 제도마련에 주역해왔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들 3개 도시는 지난 2016년 6월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의 개통을 계기로 ‘해오름동맹’을 맺었다. 인구 200만 명, 경제규모 95조의 메가시티(Megacity)로의 도약을 기대하면서부터다.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전 경남도에 속하다보니 오래전부터 부·울·경이라는 지역권으로 묶여왔고 심지어 부산문화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울산은 경주, 즉 신라문화권에 가까운 곳이다. 삼국시대 신라 굴아화촌(屈阿火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있고 처용설화의 발상지다. 태화강 하류에 위치한 지금의 울산항은 국제무역항으로서 신라 서라벌의 위성도시이자 관문으로 기능을 해왔다. 울산이 경남으로 편입된 것은 조선말인 1896년으로 한 참 뒤의 일이다. 이 같은 역사적 지리적 배경 속에 포항의 제철산업과 울산의 자동차, 조선 산업 등 제조업, 자동차 부품생산 협력업체가 산재한 경주가 상호 협력과 공생을 약속한 것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공통적 시각이다.

울산시 북구 어전마을은 경주시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고, 또 경주시 양남면 지경마을 주민들은 울산시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상수도관의 매설이 어려워 해마다 식수부족을 겪고 있는 이들 마을을 위해 울산과 경주 두 도시가 머리를 맞대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주민들에게는 깨끗한 수돗물을 보급하고 공사 예산은 각각 8억6000만원, 2억4000만원씩 절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해오름동맹의 상호협력이 본격화되면서 이룬 첫 성과다. 지난해 연말에는 3개 도시가 공동으로 특선음식 맛보기 여행상품을 출시했고 지금도 산업·R&D , 문화·관광, 도시인프라 등 3개 분야에서 20개 상호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예산은 194억 57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산업·R&D 분야에서는 △에너지원료 자원조사 및 교환망 구축 △해오름동맹 원자력혁신센터 운영△공공용 드론 정보교류 및 공동활용 △전기차, 정기충전소 공동보급 △동해안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추진중이다.

문화·관광분야에서는 야생동물구조센터 공동이용, 해오름 생활체육대축전 개최, 시립예술단 합동공연 등 16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인프라 분야에서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동활용, SOC분야 국비 확보 등 공동협력 등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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