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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병사 생명보호 위한 필수 장비 '워리어 플랫폼'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7:21

수정 2018.08.21 08:27

[인터뷰] 성일 육군 군수참모부장
생존·전투력 높여주는 첨단장비.. 줄어든 병력 보완 위해선 꼭 필요
[인터뷰] 병사 생명보호 위한 필수 장비 '워리어 플랫폼'

"'워리어 플랫폼'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육군의 차세대 개인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 도입을 총괄하는 성일 육군 군수참모부장(육사 43기·소장·사진)은 지난 19일 이같이 역설했다. 사격 초보자도 워리어 플랫폼만 착용하면 '백발백중'이라던 것과는 다른 설명이었다. 물론 개인 화기에 장착하는 표적지시기, 원거리조준경(도트사이트), 소음·소염기 등을 장착하고 사격을 하면 말 그대로 초보자라도 백발백중일 만큼 뛰어난 플랫폼이다.

하지만 성 부장은 워리어 플랫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의 생명 보호'라고 꼽는다. 그는 "핵가족 시대에 자녀 하나둘이 목숨을 잃으면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의 큰 손실"이라며 "전시에는 비전투 인력들이 스스로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는 장비 보급에 다소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 보직에 맞춘 필수장비, 예를 들어 방탄복이나 방탄헬멧, 응급처치키트 같은 보급품도 뒤따라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국방부가 추진하는 병력감축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국방부는 최근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우리 국군 병력을 50만명가량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변모하면서 군 간부 및 일반병사 유치에 적신호가 들어왔고, 더 이상 병력 수가 아니라 첨단장비로 전쟁을 하는 시대에 발맞춘 변화다.

국방부의 정책 변화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육군이다. 우리 국군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육군은 줄어드는 병력을 이전과 같은 운영방식으로 지탱하기 어려워지면서 첨단장비를 통해 병사의 생존력을 강화하고 전투력도 높일 수 있는 워리어 플랫폼 도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 도입 구성을 총 3단계로 나눠 개인 방호력을 높이는 장비 20개가 포함된 1단계와 전투력 증강을 위한 장비 9개를 추가한 2단계 그리고 특수전 등 고차원 전투력 증강을 위한 장비 4개를 추가하는 3단계로 나눠 육군 30만명을 대상으로 2023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1단계에서 방탄복(I, II, III)과 방탄헬멧, 전투조끼, 응급처치키트 등을 포함해 모든 병력의 방호력을 높이고자 했다.

육군의 30만명 워리어 플랫폼 도입은 우리나라 방산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육군은 이번 플랫폼을 보급하면서 관계기관과 연구개발이 아닌 상용제품을 구입하는 방향을 잡았다.

그는 "최근 설명회에 모두 16개 민간업체가 참석했다. 이 중에는 알던 업체도 있고 몰랐던 업체도 있었다. 그만큼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업들이 생산자그룹에 들어가게 되면 업체들끼리 경쟁이 붙게 되고, 그러면 더 낮은 단가에 더 좋은 제품을 보급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군이 주도하는 방위사업은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데 반해 민간 상용제품은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그 간극을 좁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성 부장은 워리어 플랫폼 도입과 관련, 군대 내 사제 장비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성 부장은 "대부분의 군인들이 좋은 장비를 써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군에서 보급하는 장비 외에 사제 장비를 가져와 사용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요원들 간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특전사 요원들은 더 좋은 장비를 갖기 위해 개인이 돈을 투자해서 사는 경우가 있다. 어떤 요원은 2000만원 넘게 개인 돈을 들여 장비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성 부장은 군에서 워리어 플랫폼 도입을 계기로 첨단장비를 똑같이 보급하면 사제 장비로 인한 요원들의 작은 갈등도 함께 봉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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