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SPP조선 자산 매각 위기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7:19

수정 2018.08.20 17:19

관련종목▶

원매자측 직원용 숙소 관련 청산가치 이하로 인수 원해
SPP조선의 잔여자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백억원 규모의 공장 매각이 물 건너갈 위기에 몰렸다. 원매자가 청산가치(13억원)보다 낮은 가격인 9억원에 아파트를 팔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청산가치 이하로 자산을 팔 경우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채권단으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공장에 대한 단독 담보권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이 아파트에 대한 차액을 채권단에 보전해주는 안이 현실적으로 평가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채권단에 직원 숙소용 아파트 15가구를 한해컨소시엄이 9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제시했다.


한해컨소시엄이 아파트 인수 조건부로 우리은행이 담보로 갖고 있는 율촌공장을 인수하는 안을 내놓은 것이다. 한해컨소시엄은 부동산 공장용지 개발 및 컨설팅업체 한해산업개발과 선박수리업체 신기산업으로 구성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물건은 율촌공장 인근에 있는 만큼 매수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회계법인 실사결과 법원경매 시 받을 수 있는 청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만큼 채권단으로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팔고 싶어하는 율촌공장은 한해컨소시엄이 201억원, A사가 23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A사는 입찰보증금을 내지 못해 유효입찰자가 아닌 만큼 우리은행으로서는 매각을 위해 한해컨소시엄의 조건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율촌공장의 감정가는 500억원이지만 청산가치는 200억원이다.

채권단 간에 이견이 생기다보니 우리은행은 통영조선소 매각을 먼저 진행했다. 통영조선소를 210억원 규모로 목재가공업체 우드림바이오에 매각했다. 통영조선소의 청산가치는 190억원이다.

앞선 상반기에는 SPP조선이 보유한 고성정공 부지를 개인이 4억5000만원에 샀다. 명의신탁으로 과징금 이슈가 있어 청산가치 5억8000만원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또 사천조선소는 유일디앤티와 두림으로 구성된 유일컨소시엄에 488억원에 매각했다. 유일컨소시엄은 토지 등을 제외한 기계 장비 등 매각으로 상당한 수준의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매각주관사는 인수합병(M&A)을 회수가치를 극대화하는 안으로 봤지만 채권단이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및 보장에 손사래를 치면서 자산매각으로 선회했다"며 "채권단이 2012~2015년 투입한 신규자금(1조4050억원) 대비 회수금액이 미미한 수준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고용창출 노력에도 반하는 행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