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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강화 나선 한국당, ‘인적쇄신’ 카드로 기강 다잡기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7:07

수정 2018.08.20 17:07

의원 설문조사·특강 통해 세대교체.환골탈태 강조
"우리는 야당.. 끝장 보자" 정기국회 앞두고 전열 정비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20일 연찬회로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한놈만 패는 집중력', '무차별 난사' 등을 강조, 야당으로서 '전투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면서도 당내 최대 관심사인 인적쇄신 이슈도 띄우며 긴장감을 높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 당이 고쳐야할 과제로 '세대교체'가 1순위였음을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통합 보수야당론을 꺼내들며 인적쇄신과 야권통합 카드를 재차 언급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법안과 예산 폐기를 주장, 본격적인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인적쇄신 띄우기 시동

이날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김병준 위원장은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발표했다.


'당이 고쳐야 할 것'에 대해 응답한 의원 95명 중 46명(48.4%)이 '세대교체 및 인재양성'을 제안했고 '보수가치 및 비전 수립'은 42명(44.2%)으로 뒤를 이었다.

'당이 잘못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는 '계파갈등 및 보수 분열'이 53명(55.8%)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인적청산이 없으면 비대위가 없는 거라고 하는데 저는 지금도 다른 생각"이라며 "고장난 자동차에 누가 운전을 하느냐. 자동차를 안 고치고 과연 새 기사를 영입한다고 차가 갈수 있을까"라고 말해 당장 인적청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의 발표에 앞서 특강에 나선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80% 인적쇄신'을 주장하며 한국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한국당에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정치는 책임이다. 사람을 바꾸는 문제가 80%"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100 중 80은 사람을 바꿔야 한다. (바뀌는 사람들은) 억울하지만 눈물을 삼키면서 환골탈태하라"며 "나머지 20이 새로운 좌표로 제시할 때 한국당은 살아나리라 본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 정당으로 리모델링은 안된다"며 "혹시나 김병준 위원장이 그런 생각을 안 했을까. 아마 앞장서서 통곡하는 심정으로 재창당하는 수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통합 보수야당 건설을 위한 재창당 수준의 야권 리모델링도 심도깊게 고민해나가겠다"며 통합론을 띄우기도 했다.

아직 보수통합론은 시기상조임을 전제로 한 말이었으나, 김 원내대표는 야권 상태를 '임시분할 야당체제'로 규정해 통합 보수야당이란 목표로 인적쇄신의 운을 뗐다.

김 위원장도 의원들의 의견이란 명분으로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인적쇄신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한놈만 팬다"..야성 촉구

정기국회를 앞둔 만큼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는 야당이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처럼 집중해서 한놈만 패자"며 "끝장 보자는 투지는 야당으로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특유의 강한 발언으로 의원들의 적극적인 투쟁을 유도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국민연금제도 개편을 집중 공략 계획도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뒷받침하는 법안과 예산은 한국당이 폐기해야 한다"며 "결산 뿐 아니라 앞으로 예산 심사를 통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법안과 예산을 폐기하고 핵심성장법안, 예산은 한국당이 중심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요함에 있어 정확한 조준사격이 아니어도 "무차별 난사도 나쁘지 않다"며 강력한 대여 공세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야성이 부족함을 지적한 김 원내대표는 "잘싸우는 게 야당의 덕목인데 우리 의원들은 잘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정기국회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야당의 모습이 비춰지면 무능한 야당에 국민은 절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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