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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30兆’ 삼성 투자시계 빨라진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6:43

수정 2018.08.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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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조원 투자계획 발표뒤 올 투자 55兆로 확대 전망..반도체 생산거점 집중투자
‘하반기 30兆’ 삼성 투자시계 빨라진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만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올 전체 투자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지난해에 육박하는 55조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삼성이 180조원 규모의 3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투자시계를 더 빠르게 돌리는 경영전략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0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총 25조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올 상반기 16조6000억원이 집행된 시설투자는 반도체 부문이 13조3415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100%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올 상반기만 1조9203억원의 증설투자를 단행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 비중이 92%(15조2618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R&D 투자 규모는 8조7844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R&D 투자 규모가 8조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만 25조원의 투자를 집행한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시설투자 43조4000억원에 R&D 16조805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60조원대 투자를 단행했다. 2016년까지 연간 총 투자규모가 40조원을 겨우 넘었던 걸 감안하면 지난해 투자 규모는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반도체 시황 등을 고려해 메모리반도체 공장인 경기 평택 캠퍼스 가동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라인 증설 등에 집중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투자 규모를 상반기보다 늘어난 최대 30조원 수준까지 잠정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총 투자 규모는 최대 5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집행율을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올해 투자규모는 50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향후 3년간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올해 투자 계획은 별도로 확정하지 않았다. 현재 추세라면 지난해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후 투자 축소가 예상됐던 삼성전자가 올해도 '공격경영' 기조를 이어가게 된다.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투자는 역시 반도체에 집중된다. 삼성은 180조원의 투자계획 당시에도 "PC, 스마트폰 중심의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의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투자의 핵심은 지난 2월 투자를 확정한 평택 캠퍼스 2라인과 경기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라인이 꼽히고 있다.
평택 2공장은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메모리 분야에 30조원의 투자를 집행하는데 올 하반기 초기 투자가 집중된다.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핵심공정인 화성 EUV 라인도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규모 개발비용이 올해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전체 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 중심의 신증설 투자와 함께 AI, 전장 등 신성장 분야가 동시에 진행되는게 기본방향"이라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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