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엄마는 널 버리지 않았어" 36년 지났지만 꼭 말하고 싶어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6:11

수정 2018.08.20 16:16

당시 4세 아들 남양주 미금읍서 실종..동네 근처로 빨래하러 다녀온 사이 집 앞마당서 또래들과 놀던중 사라져
전단지·신문광고 내보냈지만 못 찾아
1982년 1월 22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실종된 박정선씨(당시 4세)는 왼쪽 다리 정강이에 화상 흉터가 있고 작은 눈과 갈색머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1982년 1월 22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실종된 박정선씨(당시 4세)는 왼쪽 다리 정강이에 화상 흉터가 있고 작은 눈과 갈색머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아들 입장에서는 '자기가 버림받은 것 아닌가' 싶을텐데 저는 전혀 그런게 아니에요. 만나게 된다면 그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요"

박정선씨(당시 4세·사진)의 어머니 홍성득씨(66)는 아들이 실종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기는 커녕 줄곧 아들 생각이 난다고 토로했다. 홍씨는 "아들 생각은 항상 나지만 아들 생일, 명절 때나 아들 또래가 크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생각이 더 많이 난다"고 말했다.

20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정선씨는 지난 1982년 1월 22일 경기 남양주시 미금읍 지금리 229번지에서 실종됐다.

홍씨는 아들이 집 앞마당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동네 근처에 빨래를 하러 갔다.
혹시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30~40분 만에 빨래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빨래를 서둘러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정선씨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홍씨는 온 동네를 돌아다녔지만 정선씨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이후 전단지도 돌려보고 신문에 광고도 내보고 실종가족찾기 방송에도 나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아들을 찾다가도 생계가 어렵다 보니 한동안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가 아들 찾기에 다시 나섰지만 어느덧 3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홍씨는 "최근에 유전자 DNA(유전자)검사도 신청했는데 예전에는 이런 검사나 폐쇄회로(CC)TV 같은 것도 없었다"며 "그 당시에는 경찰서에 실종 접수만 하고 경찰관이 수사에도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냥 이렇게 시간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는 홍씨는 "예전에는 형편이 어려워서 아들을 제대로 먹이지 못한 것 같아 늘 마음에 걸린다"면서 "만약 만날 수 있다면 한 번 꼭 껴안아주고 '그동안 많이 찾아 돌아다녔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또 어디 좋은 데 데려가서 맛있는 걸 사주고 싶고 내가 한 음식을 직접 먹이고도 싶다"고 오열했다.


아울러 그는 "만약 그동안 아들이 다른 사람 밑에서 커왔다면 본인 선택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일단은 아들의 생사 여부부터 확인하고 싶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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