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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人터뷰] "사용자가 편리해야 가치있는 기술" 블록체인 SNS 피블 이보람 대표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09:43

수정 2018.08.21 09:43

내달 '피블' 테스트 버전 출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실제 활용되는 사례 보여줄 것"
"사용자들이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이거 써보니까 괜찮아, 너도 써봐.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먼저 인정받아야죠. 그런데 써보니까 여기 이 포인트 같이 쌓이는 거, 이게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라더라. 이거 어떻게 써? 이렇게 인식 되는게 더 빠르지 않겠어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할만한 서비스들이 발굴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피블'도 내달 사용자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블록체인계의 인스타그램을 꿈꾸며 '피블'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보람 대표는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품질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피블은 이용자들이 '피블이 블록체인 서비스라는데 한번 써보자'로 접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용자들에게 '피블 써보니까 좋던데, 아 이게 블록체인을 적용한거구나'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피블로 암호화폐가 사용된다는 점 증명할 것"
22일 만난 이보람 대표는 '피블'로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함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용되는 암호화폐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투자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데, 어떻게하면 생활과 연결할 수 있을지 서비스를 고민해야 하는게 진짜 과제"라며 "피블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처럼 사진 중심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피블은 사용자들이 SNS 상에서 하는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준다. 사진을 올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행위들에 대한 보상이다. 이렇게 받은 피블코인을 이용자들은 현금으로 교환하거나, 피블 상에서 쇼핑을 할수도 있다.

이보람 피블 대표
이보람 피블 대표
예를 들면 피블 사용자가 올린 옷 사진에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붙일 수 있다. 사진을 보던 이용자가 옷이 마음에 들면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서 피블코인으로 옷을 살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피블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피블코인을 통한 크라우드펀딩도 가능하다. 한 사진작가가 아프리카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싶은데, 비용이 없을때 피블코인 크라우드펀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보람 대표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크라우드펀딩은 아마 피블이 처음일 것 같다"며 "작품활동 비용 500만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지원해주면, 이 활동으로 찍은 사진의 저작권을 펀딩자들과 공유하겠다와 같은 펀딩 프로젝트를 등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전문가 마켓까지 확장 구상
이보람 대표는 사진 전문가 마켓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사진들을 저작권 개념없이 막 사용했지만, 음원이나 동영상의 저작권 개념이 자리잡은 것처럼 사진도 곧 저작권 개념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피블이 먼저 전문적인 사진 마켓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사진을 찍어서 돈을 버는 사진작가들이 있는데 인터넷에서 사진들이 마구 돌아다니니까 수익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며 "아직 미성숙한 시장이지만 사진이나 영상처럼 사진도 저작권 개념이 생길 수밖에 없고, 피블에서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정당한 보상을 받고 팔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블은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는 전세계를 무대로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달 한국에서 처음 테스트 버전을 선보이는 것은 이 대표가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 사람들은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하고 소통에 적극적이며, 유행과 소문에 민감하기에 최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 대표는 테스트버전 론칭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암호화폐를 투기라고 치부했던 사람들에게 실제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피블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가치가 생성되는 기존 경제시스템이 블록체인 상의 서비스에 적용돼 사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암호화폐 PIB의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고, 사용자가 그 가치를 만들어가게 된다"며 "실체가 없는 가상의 화폐가 아닌 실체가 있는 암호화폐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보람 피블 대표
이보람 피블 대표
한편 이보람 대표는 지난 1998년, 대학 시절에 창업을 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와 연을 맺었다.
웹 에이전시 회사를 창업한 그는 지난 2014년까지 국내 정상의 은행권의 IT 시스템 도입과 온라인광고라는 지금은 익숙하지만 새롭고 낯설었던 변화 등을 주도하며 일했다. 이후 글로벌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지난 3년여간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카타르, 오만 등의 중동 여러 지역과 콩고민주공화국, 케냐, 우간다 등의 아프리카 지역을 돌아다녔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빈민국 친구들도 함께 사용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다가 블록체인을 만났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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