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공평한 딜이 중요" 美·中 양보없는 신경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7 16:57

수정 2018.08.17 16:57

트럼프, 관료회의서 中압박
커들로 백악관 NEC위원장 "美의지 과소평가해선 안돼" 협상 앞두고 강경 입장 쏟아내
고율 관세를 주고 받으며 정면대결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이 2개월여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양국이 오는 23일 예고한 16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를 앞둔 시점에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그러나 양국 전문가 및 언론들은 이번 협상으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오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차관급으로 협상대표 급이 낮아진 상황에서 양측은 여전히 강경입장을 고수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또 만나나" 합의 그칠수도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중 양국 관리들은 왕셔우원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오는 22~23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왕셔우원 부부장이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달 하순 방미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 재무부 차관을 만나 쌍방이 관심을 둔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확인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면서 "때로는 협상이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2개월여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지난 5∼6월 세 차례에 걸쳐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대화가 소득 없이 끝나자 양국은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위안 가치와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실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미·중 양측 언론 및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무역 마찰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합의까지 이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에 나서는 왕셔우원 부부장과 말파스 재무차관의 직급이 너무 낮아 협상이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제임스 짐머맨 전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말파스 차관은 중요한 협상을 진행할 권한이 없다"며 "이번 만남은 향후 협상에서 언제, 누가, 어디서 만날지 합의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커들로 "트럼프, 좋은 딜 의지 강력"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번 협상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의 무역관행을 비난하며 중국측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관료회의에서 "중국은 수용할 수 있는 합의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공평한 딜을 얻을 때까지는 어떠한 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딜'(거래)을 확실히 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총체적으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싸움을 지속하고 지적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등을 근절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인함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메이신위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미중 무역 협상은 접촉을 유지하고 양자 관계의 완전한 파탄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과 미국이 이번 회동에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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