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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머스크, 상장폐지 배경 밝혀 "사우디 지원받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4 14:57

수정 2018.08.14 14:57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이달 갑작스런 상장폐지 발언으로 월가를 놀라게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 배경을 상세히 공개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과 지원 약속에 힘입어 상장폐지의 뜻을 굳혔다며 비상장 전환 과정에 시장에서 예측하는 것만큼 많은 돈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7일 트위터로 밝혔던 폭탄선언의 전말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을 검토중이다. 자금은 준비됐다"고 써 시장과 금융 당국 모두를 놀라게 했다.

머스크 CEO는 블로그에 "지난 2017년 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쪽에서 탈석유 정책 차원에서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고 적었다.
저조한 실적으로 주주들의 압박에 시달리던 그 역시 같은해 테슬라를 비상장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고 이후 PIF와 몇 차례 더 만나 해당 사안을 논의했다. 머스크 CEO는 "PIF는 지난 7월 31일 회동에서 그간 비상장 논의에 진척이 없음에 유감을 표하고 해당 과정에 필요한 자금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내가 이달 7일 트위터에서 자금이 준비됐다고 썼던 것은 그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느닷없이 트위터로 알린 점에 대해 "비상장 논의에 대한 정보를 모든 주주들과 동시에 나누지 않고 대주주들에게만 알리는 것은 옳지 않기에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테슬라를 비상장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주식 매수 비용으로 700억달러(약 79조원)가 필요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극적으로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예상으로는 현재 주주들 가운데 3분의 2는 테슬라가 비상장 기업이 되더라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시장에 풀린 주식을 모두 살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식의 20%는 머스크 CEO가 가지고 있고 일반 직원과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가 각각 5%, 12%, 62.2%를 보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이번 해명에서도 여전히 추가 자금을 얼마나 투입할 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설사 자금을 조달한다 하더라도 관계 당국의 허가를 거쳐야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의하면 소득 및 자본이 특정 수준에 미달하는 주주가 500명 이상인 기업은 반드시 자사의 주식을 당국에 등록해야 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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