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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人터뷰] 윌오브라이언 "블록체인, 한국과 글로벌 연결하는 혁신의 촉매제"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3 14:35

수정 2018.08.13 14:35

"블록체인 투자의 첫번째 원칙은 실현 가능성"
"블록체인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교두보다." 블록체인업계 거물 투자자로 손꼽히는 윌 오브라이언 전 비트고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 기술이 그동안 해외 진출에 목말랐던 한국 기업들에게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한국 기업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해외 투자자와 고객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한국이 만든 서비스가 글로벌 서비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진다는 것이다.

또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고착화된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혁신의 촉매제가 된다고 언급했다. 고인 물에 메기를 풀어놓는 것처럼 블록체인 기반 혁신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약하면, 기존 산업의 강자들도 어쩔 수 없이 소비자들을 위한 혁신에 동참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의 기본틀을 블록체인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3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난 윌 오브라이언은 한국의 우수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투자자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좋은 교육 시스템을 통해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있는 한국은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주목받는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국·유럽의 주요 펀드와 한국기업 연결하는 가교 되겠다"
윌 오브라이언은 "처음 평창올림픽 때문에 한국에 와서 여러 기업들을 만났고, 인슈어리움처럼 실제 협업을 진행하는 팀도 생겼다"며 "이번에도 여러 기업들을 만나 미국이나 유럽 등의 펀드와 한국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는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 전문가인 윌 오브라이언 직토 어드바이저(고문단)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는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 전문가인 윌 오브라이언 직토 어드바이저(고문단)
윌 오브라이언은 한국의 직토가 진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인슈어리움'의 고문단(어드바이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것도 인슈어리움 투자자 등과 만나는 밋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인슈어리움 외에도 그는 이번 방한기간 동안 총 6~8개의 한국 프로젝트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한국 프로젝트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세계시장에 진출할만한 훌륭한 서비스들을 내놨지만, 이 기업들이 국내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는 전세계 투자자들과 이용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글로벌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며 "해외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블록체인이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나는 그런 기업들과 해외 투자자를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강자와 싸울 수 있는 힘"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고착화된 산업의 강자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또다른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플랫폼 산업의 경우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기업들의 시장을 신생 기업이 공략하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이용자들의 참여와 보상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강자들도 긴장하고 서비스 개선과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윌 오브라이언은 "이미 페이스북이나 IBM 같은 기존 산업의 강자들은 블록체인 전담팀을 꾸리고 자신들의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경제는 기존 업계의 강자(거인)들을 공략할 수 있으며, 그들도 블록체인 기술로 옮겨가도록 하는 촉매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강자들에 도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윌 오브라이언이 고문을 맡고 있는 인슈어리움의 직토 역시 이런 도전을 선택한 기업이다. 기존 보험업계가 주목하지 않던 이용자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맞춤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직토의 행보에 악사(AXA) 등이 협력하고 있으며, 다른 보험업계 공룡들도 속속 혁신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제 1원칙은 실현 가능성"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잘 알려진 윌 오브라이언은 그동안 경험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가치 산정은 '실현 가능성'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암호화폐공개(ICO)에 나서는 팀에 투자하지 않으려면, 팀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 비전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윌 오브라이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가치는 향후 최소 30년 이상 발전되면서 규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정확히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블록체인은 사람과 사람이 중앙시스템 없이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효율로부터의 탈출이라는 명확한 가치는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윌 오브라이언은 하버드대학교 컴퓨터과학 학사학위와 MIT슬론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은 글로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의 종합 보안 솔루션 제공업체 비트고의 설립자이자 CEO였다. 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벤처 투자 기업블록체인 캐피탈에서 LP이자 어드바이저로, 애링턴XRP 캐피탈의 어드바이저로 일했다.
그가 투자한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는 시빅(Civic)과 아카시(Akash), 오키드(Orchid), 텔레그램(Telegram) 등이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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