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SUV도 가솔린으로.. 디젤차 줄어든다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0 17:26

수정 2018.08.10 20:27

폭스바겐·BMW 사태 영향.. 車업계 가솔린 라인업 강화
디젤차 등록비중 45.2%로↓.. 그랜저·쏘나타 디젤은 단종
SUV도 가솔린으로.. 디젤차 줄어든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가솔린 차량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에 이어 BMW 차량 화재로 디젤(경유) 차량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그랜저와 소나타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 디젤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등록된 신규 자동차 92만9390대 가운데 디젤차는 42만329대였다. 여전히 연료별 신규등록 대수에서 디젤차 비중은 45.2%로 가장 많지만, 전년 동기 45.8%에 비해선 하락했다.

실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디젤차 비중은 지난 2015년 52.5%에서 2016년 47.9%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디젤차 쏠림현상이 완화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그랜저·쏘나타·i30·맥스크루즈 디젤 모델 생산 중단을 최근 결정했다.

울산(i30·맥스크루즈), 아산(쏘나타·그랜저) 공장에서 생산 중이던 이들 디젤 모델 생산을 이달 중 중단하고 재고 물량만 판매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모델 판매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생산과 관리 등 유지비를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며 "최근 단순 연비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해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그랜저와 쏘나타의 전체 판매에서 디젤 모델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6%와 2%에 불과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난 쌍용자동차도 가솔린 터보 엔진 개발을 하고 있다. 'SUV=디젤차' 공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라인업 구축을 위한 것이다.

현재 1.5L와 2.0L의 가솔린 직분사(GDI) 터보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쌍용차는 우선 1.5 GDI 터보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한 모델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GM은 지난 6월 디젤 모델로만 선보인 SUV 이쿼녹스의 가솔린 모델 수입 판매를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도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국내 디젤차 시장 수요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기존에 디젤로만 판매됐던 QM6의 가솔린 모델은 지난해 하반기에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재 QM6의 전체 판매량에서 가솔린 모델은 60% 이상을 차지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유가 시대에는 연비가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최근 디젤게이트와 화재사고가 이어지면서 디젤차 수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업체들도 기존 디젤차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터보 엔진 등을 앞세워 라인업 다양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BMW 화재사고도 완성차 업체들의 가솔린 모델 확대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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