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D램 호황에 ‘반도체 코리아’ 독주 굳건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0 16:57

수정 2018.08.10 16:57

올해 세계 D램 시장 규모, 사상 첫 1000억弗 돌파 전망
반도체 업체 호실적 기대속 일각선 "재고 증가 위험해"
D램 호황에 ‘반도체 코리아’ 독주 굳건


전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코리아'의 호실적이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재고 증가가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업황 하락에 대한 우려감도 교차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와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이 총 101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 3월 보고서에서 내놨던 전망치(99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며 단일 반도체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또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428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D램 매출의 비중이 24%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양대산맥인 낸드플래시는 올해 626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메모리 품목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38%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올 1·4분기 기준 전세계 D램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9%로 단연 1위였고, SK하이닉스가 27.9%로 뒤를 이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가 37.0%로 1위, SK하이닉스가 9.8%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로 인해 공급 과잉 등 이슈가 있지만 모바일용·서버용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글로벌 증권가에선 하반기 반도체 업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지프 무어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재고 증가를 이유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신중'으로 낮췄다. '신중'은 반도체 주가가 향후 12∼18개월 동안 시장 평균을 밑돌 것으로 본다는 뜻으로,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중 최하 단계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는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기 지표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리드타임(제품의 주문일시와 인도일시 사이에 걸린 시간)의 단축이나 수요 둔화는 상당한 재고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통상들이 안고 있는 재고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반도체주의 흐름을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5년간 약 200% 상승해 시장 전체의 상승률 70%를 압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반도체주의 하반기 주당순이익(EPS) 중앙값은 월가의 평균 전망치보다 2% 낮고 내년의 EPS 전망치도 평균보다도 4% 낮다. 반도체주의 위험보상비율은 최근 3년 간 최저 수준이라고 무어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본격화로 D램 반도체 수요확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한국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 증가 확대와 글로벌 무역전쟁 악화 등으로 시황 변화의 가능성은 배제할 순 없다"고 진단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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