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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포스트]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정부-제주 합동TF 구축해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8 17:19

수정 2018.08.08 21:17

김동연 만난 원희룡 지사 규제 프리존 강조하면서 "블록체인 선도 적극지원" 
업계 "ICO 거점되나" 반색
[블록포스트]


【 서울·제주=김미희 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를 '블록체인·암호화폐 글로벌 생태계 특구'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와 제주가 함께하는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또 '국제자유도시, 제주'라는 법적 지위를 바탕으로 제주도가 전면에 나서 암호화폐공개(ICO)를 포함한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를 모두 걷어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바이낸스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를 유치하는 한편 그동안 스위스와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세워 우회적으로 ICO를 진행했던 국내 기업들이 제주도를 거점으로 세계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앙정부가 전면금지를 선언한 ICO가 제주도에서는 전면허용되는 쪽으로 제주도 정책이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혁신창업가, 암호화폐로 자금조달할 수 있어야"

원희룡 지사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겸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제주 국제자유도시를 블록체인·암호화폐 글로벌 생태계 특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공식 제안했다. 그 출발점은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 운영을 위한 제주-정부 합동TF' 구성이다.


원 지사는 특히 ICO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를 빠르게 수용해 혁신 창업가들이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탈중앙형 시스템인 블록체인 상에서 참여자들 간에 암호화폐를 지불하고 이윤을 취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 아니며 매우 경제학적인 자산의 유통 절차"라며 "암호화폐를 통해서만 블록체인 영역의 인재와 기업, 거래소 등의 유관기업들이 모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은 육성하되, 암호화폐 시장은 금지한다며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또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존재하지만 기술의 불완전성은 빠르게 해결되고 있다"며 "일각의 암호화폐 거래과정 부작용은 시장질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즉 암호화폐를 악용한 투기와 자금세탁 등은 심각한 범죄이지만, 이는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암호화폐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적합한 규제를 적용해야 산업 육성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 프리존으로 만든다

원 지사는 국제자유도시 제주도를 블록체인·암호화폐 규제 프리존(특구) 겸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활용할 것을 거듭 제안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규제는 급변하는 기술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제주도가 먼저 '룰 메이커'가 되어 역동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특별자치도인 제주도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 및 관련 규제를 실험하면서 구체화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의 지위를 갖고 있다. 즉 관련법의 '규제자유화 추진' 조항에 따라 신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우선적으로 정비해야하는 책무를 안고 있는 셈이다.

원 지사는 "제주도를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특구 지역'으로 지정한 뒤, 신속하게 블록체인산업 육성 및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허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기준부터 증권인지 물물교환(유틸리티) 인지 결정해 규제 모델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韓, 글로벌 블록체인·암호화폐 선도국가 될 수 있어

원 지사는 제주를 시작으로 한국이 글로벌 블록체인·암호화폐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같은 출발선에 놓여 있기 때문에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만큼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암호화폐를 내포하는 블록체인 시장을 생태계적 관점이 아니라, 단순히 응용 프로그램(DApp) 조립만 하면 글로벌 생태계 주도자가 아닌 결과물의 소비자로 남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구글과 애플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동안 한국의 공공과 기업들을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시스템통합(SI) 방식의 개별 접근을 취해왔다"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플랫폼 주도 기회를 상실하고 플랫폼 소비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시행착오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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