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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오승환, 첫 세이브 '콜로라도 소방관' 꿰찰까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6 16:48

수정 2018.08.06 16:48

오승환(등번호 18)이 6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 콜로라도 로키스 이적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오승환(등번호 18)이 6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 콜로라도 로키스 이적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오승환(36.콜로라도 로키스·사진)이 이적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6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 5-4로 한 점 앞선 연장 11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올 시즌 3번째 세이브이자 한.미.일 통산 399번째.

이 세이브는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 콜로라도에는 두 명의 마무리 투수가 있다.
6일 현재 31세이브를 기록한 웨이드 데이비스와 4세이브, 24홀드의 아담 오타비노. 그런데 주전 소방관 데이비스는 이날 9회 말 세이브 상황서 등판하지 못했다.

최근 혹독한 부진 탓이다. 데이비스는 3일과 4일 경기서 잇달아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경기서 고작 1이닝을 던져 5실점. 지난주만 해도 4점대(4.20)이던 평균자책점이 5.09로 껑충 치솟았다. 5점대 평균자책점이면 마무리 투수론 실격이다.

그러니 9회 말 세이브 상황서 차마 마운드에 올릴 수 없었다. 다음 선택은 오타비노. 4-1의 넉넉한 리드였으니 부담은 적었다. 잘하면 남은 경기서 주전 마무리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 그러나 오타비노는 무스타카스에게 홈런을 얻어맞는 등 3실점, 동점을 허용했다.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는 3경기차.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그런데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마무리 투수가 무너졌다. 주전 마무리 투수는 그보다 앞서 두 경기를 망쳤고. 버드 블랙 감독의 눈길은 다음 투수에게로 향했다.

지난달 말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에서 데려 온 투수. 한국(277세이브), 일본(80세이브), 메이저리그(41세이브)를 거치며 '끝판 대장'의 명성을 쌓아온 우완 파이어볼러. 최고 구속은 150㎞를 조금 넘지만 강력한 회전 수(초당 46.일반 강속구 투수는 40)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정면 승부를 즐기는.

블랙 감독은 연장 11회 초 3번 타자 아레나도가 솔로 홈런을 터트려 리드를 잡자 기다렸다는 듯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에릭 크라츠를 1루 병살타로 처리해 긴 승부를 마감시켰다. 콜로라도 이적 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토론토 시절까지 포함하면 13경기를 내내 실점 없이 이어 오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42.

오승환은 콜로라도의 새 소방관이 될 수 있을까. 오승환을 불펜에 영입한 콜로라도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LA 다저스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살아남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가을 야구 스토리가 이제부터 펼쳐진다. 오승환은 2016년(당시 세인트루이스)에도 시즌 도중 주전 마무리 투수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마무리는 트레버 로젠탈. 2014년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를 기록한 특급 소방관이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57㎞.

마이크 매터니 감독은 6월 말 로젠탈 대신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6월 29일 캔자스시티전부터 오승환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날은 4점차 리드, 다음날은 패전 상황서 9회 마운드에 올려 시험 가동해 보았다. 그리고 7월 3일 밀워키전부터 긴박한 세이브 상황을 오승환에게 맡겼다.
이후 오승환은 줄곧 세인트루이스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콜로라도 버드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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