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기무사 해편, 새 사령부 창설하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3 17:33

수정 2018.08.03 17:33

하극상 논란 이석구 경질, 새 사령관에 非육사 남영신
과거와 단절 속전속결 개혁..송영무 경질설 수면아래로
남영신 기무사령관
남영신 기무사령관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여름휴가 도중 재창설 수준의 '새로운 국군 기무사령부 재편'을 지시했다. 계엄령 문건으로 하극상 논란을 빚은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비육사 출신인 남영신 육군 특수전사령관(55)을 임명했다. 기무사 개혁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휴가 중인 전날 충남 계룡대 등지에서 머물면서 기무사 개혁위원회 개혁안과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안을 모두 검토한 뒤 "기무사의 전면적이고 신속한 개혁을 위해 현재의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고 밝혔다. 또 구체적으로 "새로운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과 사령부 설치 근거규정인 대통령령 제정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의 '기무사 개혁 관련한 대통령 지시사항'을 발표했다.
이런 내용은 문 대통령이 이날 낮 12시께 여름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하자마자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들여 기무사령관에 남영신 육군 특전사령관을 임명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의 경질이다. '새로운 기무사'를 강조하며, 그 수장을 바꾼 건 기무사 개혁을 속전속결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한다'는 것은 한자로 표현하면 '해편'(解編)이라고 한다. 이전 기무사령부와는 다른 새로운 기무사령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사령부의 형태로 남긴 하겠지만, 이름은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송영무 장관을 통해 남영신 새 기무사령관에게 △기무사 댓글공작 사건 △세월호 민간인 사찰 △계엄령 문건 작성 등 불법행위 관련자를 원대복귀토록 하고, 비군인 감찰실장을 신속히 임명해 조직 내부의 불법과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남 신임 사령관은 학군(ROTC) 23기로 제7공수여단장, 육군 제2작전사령부 동원전력처장, 학생중앙군사학교 교수부장, 육군 제3사단장과 특전사령관 등을 거쳤다. 윤영찬 수석은 "남 신임 사령관은 특수전 및 야전작전 전문가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며 "솔선수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상하 모두에게 신망을 받는 장군이며, 기무사 개혁을 주도하고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기무사령관 전격 교체는 흐트러진 군 기강을 바로잡고 송 장관 중심으로 기무사 개혁의 동력을 살려나가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송 장관 경질설도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송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지금 언급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휴가 중이고, 송 장관 역시 해외출장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군 당국자는 "국방부 장관 바꾸는 것보다 기무사령관 바꾸는 게 쉽지 않겠느냐"면서도 "청와대가 '송 장관의 제청을 받아 기무사령관을 임명했다'고 표현한 점을 볼 때 아직은 송 장관의 손을 들어준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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