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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BMW 화재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2 17:18

수정 2018.08.02 17:18

독일의 3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그리고 폭스바겐이다. 이 중 벤츠는 2차 세계대전 전부터 아돌프 히틀러를 비롯한 고위층이 애용했던 명품 차였다. 반면 아우디를 자회사로 둔 폭스바겐은 출범 당시엔 Volkswagen(국민차)이라는 이름처럼 대중적 브랜드였다. 이에 비해 BMW는 독일 내에서 벤츠와 폭스바겐의 중간 정도 이미지를 갖고 있을 법하다.

BMW(Bayerishe Motoren Werke)는 독일어 원명 그대로 1916년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설립된 자동차회사다. 애초에 항공기 엔진도 만들던 회사로, 파란색과 흰색으로 원을 4등분한, 프로펠러 모양의 엠블럼은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이를 말해주는 일화 한 토막. 얼마 전 대학에서 가르치는 한 선배가 요즘 BMW로 호사를 누린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알고 보니 버스(Bus)와 서울 지하철(Metro), 걷기(Walking)를 번갈아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이른바 '아재 개그'였다.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yolo) 세태'를 반영하는 건가. 근년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세다. 지난해 23만대에 이른 판매고는 올 상반기에 벌써 14만대를 돌파했다. 이 와중에 한국인들의 'BMW 사랑'은 유별난 것 같다. 2009년 이래 수입차 시장 점유율에서 2016년 벤츠에 역전될 때까지 부동의 1위였으니….

2일 영동고속도로에서 BMW 520D 차량에 또 불이 났다. 같은 차종의 화재가 유독 한국에서만 잦자 BMW가 리콜을 결정한 지 1주일 만에 생긴 불상사다. 이에 따라 BMW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RG) 모듈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판에 BMW 측의 대응은 안이해 보인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측이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도 문제라는 말이 있다. 고급 외제차를 타면 잠시 어깨를 으쓱할 순 있을지 모르나 이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걸 이유는 없다.
우리 소비자들이 BMW 측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자료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때까지 판매중단 청원 등 적극적 소비자 주권을 행사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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