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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격 8월중 오른다...업체들 "누가 총대 메나" 눈치보기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30 10:58

수정 2018.07.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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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업체들이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原乳) 기본가격이 ℓ당 4원 인상되며 우유가격 인상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음달부터 인상된 원유기본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대형 우유업체들은 내부적으로 가격인상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먼저 가격인상에 나서기 보다는 누가 먼저 총대를 메주길 바라는 눈치다.

30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원유기본가격을 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원유수집가격이 오른 것은 5년만이다. 인상된 원유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원유생산량은 205만8000t 규모다. 단순계산으로 유업체들은 대략 82억원이 넘는 추가비용이 드는 셈이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우유는 이르면 내달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유업계는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 업체이면서 생산자인 낙농가가 조합원인 만큼 가격을 올릴 명분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원유가격연동제 시행후 우유기본가격 추이
(단위:원)
2013 940 13% 인상
2014 940 동결
2015 940 동결
2016 922 1.91% 인하
2017 922 동결
2018 926 0.43% 인상
(자료:낙농진흥회)
실제로 서울우유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5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심지어 지난 2016년 원유수집가격이 18원 내렸을 때도 경쟁사와 달리 제품가격을 인하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여부를 검토중이고 8월중에는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인상, 최근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부담이 커진 것도 가격 인상요인이다. 실제로 서울우유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해 65명을 추가 채용했다.

매일유업도 내부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는 조심스럽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유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적자인 사업이다 보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매일유업도 주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생산직 70~80명을 늘린 상황이다.

반면 남양유업은 아직까지 조용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ℓ당 4원 정도 올랐기 때문에 아직은 가격 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다른 업체에서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빙과업계에서는 이번 원유기본가격 이상의 여파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가격에는 원유가격 보다는 인건비나 유통비의 비중이 크다"면서 "ℓ당 4원 오른 것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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