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해병대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 합동 영결식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3 09:39

수정 2018.07.23 09:39

故 김정일 대령·노동환 중령·김진화 상사·김세영 중사·박재우 병장 등 합동 영결식
포항 해병대 1사단서 영결식 이후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 송영무 국방부 장관 및 군 당국자가 21일 경북 포항 해병대 제1사단 내 체육관에 마련된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순직 장병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해병대 제공
▲ 송영무 국방부 장관 및 군 당국자가 21일 경북 포항 해병대 제1사단 내 체육관에 마련된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순직 장병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해병대 제공

▲(위쪽부터 시계방향)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 /사진=대한민국 해병대 제공
▲(위쪽부터 시계방향)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 /사진=대한민국 해병대 제공

"비록 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살아 함께 했던 전우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불러봅니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장의위원장)이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장병 합동 영결식에서 흐느끼며 말했다.

해병대가 "23일 오전 9시 30분 마린온 헬기 시험비행 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故 김정일 대령·노동환 중령·김진화 상사·김세영 중사·박재우 병장 등 총 5명의 합동 영결식을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해병대장으로 엄숙하게 거행했다"고 23일 밝혔다.

해병대는 지난 17일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정비를 마치고 정비 상태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을 실시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승무원 총 6명 가운데 5명이 순직하고 김용순 상사 1명이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전 사령관 주관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친지,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등 군 주요 지휘관 및 육·해·공군 장병과 시민 그리고 각계 주요 지역 인사까지 약 1000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고 애도했다.


영결식 식순은 영현입장,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및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발사 및 묵념, 영현 운구 등의 순서로 거행됐다.

전 사령관은 조사를 낭독하기 전 순직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전우를 잃은 해병대 전 장병의 애통함을 담아 순직 장병들을 추모했다. 전 사령관은 “5인의 해병을 뼈 속에 새기고 뇌리에 각인하겠다. 그들의 꿈과 우리의 꿈은 하나였다. 해병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5인의 해병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순직 장병들의 영현 운구는 고인들의 해병대 정신이 깃든 항공대 등 주둔지를 돌아본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한다. 순직 장병들의 마지막 길은 사단 장병들이 도열해 전우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춰 경례로 배웅한다.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오후 6시 30분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안장식은 해병대 부사령관 주관으로 거행되며 유가족 및 친지, 해병대 장병 등 300여 명이 참가한다. 안장식은 헌화·분향, 하관, 허토, 조총발사,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희생을 기리기 위해 1계급 진급을 추서한다.

해병대는 다시 한 번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이날 해병대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안타까운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순직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해 추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륙기동헬기 순직장병 영결식 해병대사령관 조사 전문>

비록 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살아 함께 했던 전우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불러봅니다.

김정일 대령! 노동환 중령! 김진화 상사! 김세영 중사! 박재우 병장!

7월 17일, 우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전우와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전우를 지켜주지 못한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전우를 잃었다는 회한과 자책으로 밤잠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버지를, 남편을,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유가족분들께도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날 유명을 달리한 5인의 해병은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이끌어갈 주역이자 기둥이었습니다.

해병대에 날개를 달겠다는 그들의 꿈과 우리의 꿈은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해병대에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겠다는 꿈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그것이 남아있는 우리가 지켜야할 그들과의 소중한 약속이며, 고귀한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고 그들의 명예를 지켜주는 길입니다.

5인의 해병은 조국과 해병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임무에 충실했던 충성스럽고 명예로운 해병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든든한 아버지였으며, 사랑하는 남편이었습니다.

항공대장 故 김정일 대령!
상륙기동헬기 인수부터 전력화까지 전 과정에 김 대령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습니다.

상륙기동헬기 부대의 최초 지휘관으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어렵고 힘든 임무를 기꺼이 맡았습니다.

조종사로서 베테랑일 뿐만 아니라 항공단 창설의 견인차였기에 당신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정작과장 故 노동환 중령!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병대를 선택했고 외롭고 힘든 조종사의 길을 묵묵하게 걸었으며, 누구보다 해병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비행대장과 정작과장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초창기 어려운 여건을 깊은 애정으로 극복하며, 조직에 헌신했던 항공대의 길잡이였습니다.

정비담당 故 김진화 상사!
상륙기동헬기 탄생과 인수까지 전 과정을 함께 하면서 항공단 창설에 온 힘을 다해 자신을 던졌던 유능한 정비 전문가였습니다. 정비사는 조종사와 함께 비행하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며, 정비사의 직책과 임무를 자랑스러워했던 믿음직스러운 부사관이었습니다.

승무원 故 김세영 중사!
본인의 꿈을 가족에 대한 효도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 애틋한 아들이었습니다.

사령관 표창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동생들에게 자랑했던 해맑은 모습의 순수한 청년이었습니다.

언제나 그 모습으로 해병대에 영원한 충성을 다짐했던 군인 중의 군인이었습니다.

승무원 故 박재우 병장!
고도의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항공 승무병에 지원해 28 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합격한 유능한 해병이었습니다.

하늘에서 전우와 조국을 지키는 일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고, 최초의 항공 승무병이라는 자부심이 충만했습니다,
우리는 故 박재우 병장을 해병대 항공단 역사를 함께 썼던 영원한 해병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5인의 해병이여!
우리는 그 이름을 뼛 속에 새기고 뇌리에 각인할 것입니다.

조국 대한민국도 여러분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병대는 유가족 여러분을 해병대 가족으로 생각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5인의 해병 앞에 굳게 맹세합니다.

그들의 꿈이자 우리의 꿈인 공지기동해병대 건설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꿈을 이룬 그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해병대는 기억할 것입니다.


5인의 영령이시여!
이제 우리는 지금껏 흘렸던 눈물을 삼키고 비통한 마음을 거두어 여러분을 영원한 해병으로 우리 가슴에 묻고자 합니다.

부디 조국의 땅과 바다를 지키는 해병혼(魂)의 화신(化神)으로 살아나 우리와 영원히 함께하소서.

2018년 7월 23일
해병대사령관 해병중장 전 진 구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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